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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최근 화제가 되는 드라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그중 유독 입소문이 자자한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OCN의 '경이로운 소문'이다. 주인공은 첫 타이틀롤을 맡은 조병규고, 가장 비중 있는 여성 캐릭터는 연기자로 발돋움 중인 김세정이 맡고 있다. 유준상과 엄혜란이 인지도의 합을 높이긴 하지만 캐스팅이나 '악귀타파 히어로물'이란 설정 자체가 딱히 경쟁력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OCN 오리지널 시리즈' 또한 여전히 마니악한 브랜드다. 그럼에도 첫 회 2.7%의 시청률로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이더니 기록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만들며 OCN 자체제작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경신을 비롯한 모든 기록을 다 갈아치웠다. 최근 방영분인 8회에서는 9.3%를 돌파, 첫 방송보다 3.5배가량 높은 수치를 나타냈고 10%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나름 확고한 팬덤을 보유한 장이 작가가 연재 중인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삼았다는 점, OCN 입장에서 가장 큰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라는 점에서 기대할만한 요소가 있긴 했지만 현재 반응 추세는 그 이상이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가모탁(유준상) 도하나(김세정) 추매옥(엄혜란)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한 악귀 사냥꾼 '카운터' 조직에 불운한 성장 과정과 장애를 갖고 있던 소문(조병규)이 합류하면서 악귀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다. 한국적 배경의 판타지와 스릴러 위에서 알게 모르게 얽혀 있는 인물들이 원한과 필연의 실타래를 풀어가며 정의구현을 하는 히어로물이다.
한일 양국에서 벌어진 JTBC '이태원 클라쓰'의 메가히트 사례에서 보듯이 원작 웹툰의 존재나 분위기를 모르더라도 즐기는 데는 전혀 상관없다. 평소 국숫집을 운영하면서 티격태격하다가 악귀를 처단한다는 데서 '고스터바스터즈'라는 원형을 떠올릴 수도 있으나, 드라마의 배경과 분위기만 보면 오히려 OCN이 오랫동안 고집스레 천착해온 세계관과 맞닿아 있다. 늘 그렇듯 재개발이 활발한 범죄와 부패로 얼룩진 가상의 도시가 등장하고, 정관계와 뒷선이 있는 조폭 집단이 악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귀신이나 사이코패스가 연루된 연쇄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정의감과 원한, 그리고 특출 난 한 가지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나 집단)이 사건을 추적하고 범인을 응징한다.
그러나 '경이로운 소문' 결정적으로 어둡고 음습한 기존 OCN 오리지널의 분위기와 결을 달리한다. 쫓기고 밀리다 막판 뒤집기를 벌이던 수사물, 스릴러물의 공식에서 벗어나 초반부터 달리며 '사이다'의 통쾌함을 선사한다. 경이로운 입소문도 이러한 빠른 호흡의 정의구현 덕이었다. 있는 집 자식들이 힘없는 친구들을 조직적으로 괴롭히고 갈취하는 '학폭'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현실 논리 앞에서 쩔쩔매는 사법기관과 학교를 대신해 카운터가 된 소문이 자력구제한다. 가진 자들이 재력으로 사람을 업신여기면 재산 1조도 안 되는 것들이 돈 자랑한다고 교육하고, 힘이 센 사람에겐 더 한 무력을 갖고 나타나 보답해준다. 학폭, 학부모의 횡포, 비리와 부패, 살인 등등 범죄자들의 악행과 검은 세력의 음모를 한 번의 클라이막스를 위해 점점 고조시키고 모으는 게 아니라 그때마다 터트리고, 또 터트리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캐릭터도 명확하다. 선악의 경계로 명확히 나뉜 구도 속에서 권선징악이란 속 시원한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다소 유치하고 비현실적일 수 있어도 판타지의 힘을 빌려와 오늘날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한잔의 탄산음료를 건네는 통쾌함을 전한다. 이 시원함은 권선징악보다 자력구제에서 나온다. 우리 현실의 답답함, 반복되는 권력형 범죄와 기득권의 횡포를 가장 약자로 여겨졌던 주인공이 스스로 해소하는 데서 오는 역전의 카타르시스다.
이런 정서적 쾌감은 호쾌한 와이어와 맨몸 액션으로 시각화된다. 다양한 맨몸 액션이 악당과 악귀를 후려 패는 데서 폭발한다. '경이로운 소문'의 인기 요인으로 액션이 가장 먼저 등장하는 건 스타일리쉬한 동선 안에 포함된 정서적 폭발력 때문이다. 웹툰의 세계관을 드라마화하면서 설정과 디테일의 취사선택과 재창조라는 측면에서도 성공적이다. 많은 인물, 상황, 에피소드, 캐릭터가 재편집 및 창조되었다. 같은 소스를 둔 다른 이야기다. 웹툰의 드라마화는 이제 새로운 시도가 아닌 대세가 됐다. 그런 측면에서 '경이로운 소문'은 한발 더 진일보한 웹툰 드라마의 매력을 창조해냈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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