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예계를 뒤흔든 화제의 단어 '금수저'에는 부정적 뉘앙스가 담겨있다. 부모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자녀가 대물림하는 현상을 일컫는 '금수저'에는 연예인 2세들이 부모의 이름값으로 손쉽게 연예계 진출 기회를 잡는 것에 대한 불편한 정서가 내포돼 있다. 이에도 불구하고 화제성이 보장되는 연예인 2세의 TV 출연은 끊이질 않고 있다.

3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신년맞이 가족여행 첫 번째 이야기로 차태현의 수찬-태은-수진 삼남매가 출연했다. 이른바 '차차차' 남매라는 애칭이 붙은 차태현의 자녀들은 밝고 순수한 매력을 드러내며 호응을 얻었다. 차태현의 큰 아들 첫째 아들은 장난기 가득한 초등학생의 모습의 모습으로 예상치 못한 웃음을 선사했고, 태은-수진 자매는 몸에 밴 애교로 아빠 차태현은 물론 시청자를 무장해제시켰다.

이날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2일)'은 '1박2일' 차태현 삼남매의 출연에 힘입어 시청률이 상승,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날 '해피선데이'가 기록한 15.3% 시청률은 지난 12월28일 방송된 14.7% 보다 0.6%P 상승한 수치다. '1박2일'에 앞서 방송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연예인 아빠의 육아를 그린 육아예능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이날 시청률은 연예인 2세가 이끈 셈이다.

이같은 화제성을 노린 연예인 2세의 예능 출연은 비단 '육아예능'에 국한되지 않는다. JTBC '유자식 상팔자', TV조선 '엄마가 뭐길래'는 청소년기 연예인 2세들이 부모와 소통하는 내용을 각각 토크쇼와 관찰예능 콘셉트로 그려낸다.

연예인의 유아기 자녀들 양육기를 담은 육아예능프로그램과 청소년기 자녀들과 소통하는 콘셉트의 가족예능프로그램은 각 채널의 주력 콘텐츠로 만들어지고 있다. 연예인 2세들의 TV 출연이 연예계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홍보성이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면서도 계속되는 현상은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이중적 시선이 뒷받침된 결과다.

연예인 2세들을 통해 스타의 가려진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싶은 엿보기 심리 및 일상적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어하는 시청자의 요구는 숱한 연예인 2세 출연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이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린 연예인 2세들은 연예활동에 유리한 입지를 점하기 쉽다는 점에서 제2, 제3의 '금수저'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하지만 연예인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예능 출연 기회를 잡는 것에서는 관대한 시선이 적용된다. 예능 출연 혹은 연예인 자녀라는 유명세가 작품 캐스팅 등에 영향을 미쳤을 경우 금수저 논란으로 번지지만 예능프로그램을 통한 얼굴 알리기는 '웃음'이라는 미명 하 큰 거부감 없이 용인되는 경우가 많다.

유명인 부모를 둔 연예인 2세에게 연예계 진입장벽은 쉽게 허물어진다. 그들의 TV 노출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이중적 시선과 화제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작진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연예인 2세들의 TV 진출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