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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제공하겠다는 한국의 제안을 거절했다가 보건부장관이 뒤늦게 사과한 사실이 알려졌다
덴마크 일간지 베릴링스케(berlingske Tidende)는 지난 22일(한국시간) “2주 전 한국의 4개 업체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천 개를 제공하겠다고 공식 제안을 했으나, 이를 덴마크 정부가 괜찮다(no thanks)며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베릴링스케는 “제안 당시 한국은 이미 수십만명에 대한 공격적인 검사로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억제하고 있었다”며 “한국 측이 덴마크의 여러 기관에 검사 장비를 제공하기 위해 연락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베릴링스케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한국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다. 해당 관계자는 "EU로부터 장비 인증을 받은 한국의 공급업체들과 논의 중이었고 어느 정도 수준의 요구량을 맞출 수 있었지만, 덴마크는 관심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관계자는 “당시 덴마크 당국은 ‘상황을 충분히 통제하고 있다’며 상황이 바뀌면 연락을 주기로 했지만, 이후 아무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뒤로 덴마크는 코로나19 진단 장비 부족에 시달렸고, 지난 18일 최악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제한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4일 만인 22일 마우누스 호이니커 보건부 장관은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19 의심 환자 전체에 대해 검사를 확대한다”고 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베릴링스케의 보도가 나오자 덴마크의 언론과 국민들은 정부 당국을 일제히 비난했다. 특히 덴마크의 정당 중 하나인 인민당은 “대체 누가 한국의 제안을 거절했나. 보건부 장관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비난이 빗발치자 정부는 결국 실수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현지 언론 폴리티켄(Poltiken)은 “한국의 키트 제공 제안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은 치명적인 실수(fatal mistakes)였고, 그것을 후회한다”는 호이니커 장관의 말을 전했다.
이후 덴마크 보건부는 코펜하겐의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의 진단키트 제조업체와의 연결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덴마크에서는 23일 오전 9시 기준으로 1395명의 확진자,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덴마크의 인구는 서울의 절반 수준인 580만여명이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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