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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안녕! 만나서 반가워! 시티즈:스카이라인으로 교통에 입문한 겜덕이자 교통덕후야.(여러분 시스카 많이 사랑해주세요!)
최근 미갤에 대중교통 관련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던데, 교통덕후인 난 그저 기쁠뿐이야...
사실 나도 버스보단 철도가 메인이긴 한데 철도 올려주시는 분이 많이 계서서 나는 버스쪽으로 다뤄보려고 해.
주제를 어떤 걸로 할까 고민했는데, 첫글이니만큼 그래도 수도권에서는 꽤나 유명한, 아니 어쩌면 전국구 버스이자 고등학교 3년동안 나의 등하교를 책임진
수원 버스 7770을 다뤄보기로 했어!(와!) 편의상 편하게 말하도록 할게.(지금도 편하게 말하고있긴 한데ㅋㅋ)
그렇다면 이 버스는 무엇이냐! 수원 버스 7770(이하 7770)은 경기도 직행좌석버스 승객 수 1위, 전국 광역버스 승객 수 1위의 노선으로, 수원-사당을 잇는 7000번대 시리즈 중 가장 대표적인 노선이라고 말할 수 있어.
(노선도)
여기서 잠깐! 서울 출퇴근이면 보통 강남이나 도심으로 갈텐데 왜 하필 애매하게 사당으로 가냐! 고것은 서울시계외 30km가 넘은 지역으로는 시내버스가 다닐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 있었기 때문이야.(지금은 M버스 개시를 계기로 없어졌지) 하필 광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도심까지 거리가 30km가 넘어서 도심까지 갈수가 없었던거지. 설상가상으로 2000년 기준 수원에 있는 철도라고는 1호선뿐이였고 이마저도 서쪽으로 치우쳐있었기 때문에 버스없이 서울로 진입하기는 상당히 어려웠어. 만약 7770을 비롯한 수원-사당행 버스가 없었다면, 수원시민들은
이 낡은 수원역으로 몰렸겠지...?(당시 1호선은 수원역이 종점&수원역 민자역사화 전) 그랬다면 1호선은 안그래도 지옥철이였지만 지옥철 of 지옥철이 되었을 게 뻔해.
정말 다행히도 경기남부에서 과천-봉담간 고속화도로가 개통되어 서울로 빠르게 갈 수 있게 되었고 이 도로를 쭉 따라가면 서울 교통의 핵심인 2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사당역에 도착할 수 있는 덕분에 수원-서울 출퇴근러들은 비록 환승을 해야했지만 그래도 편하게 갈 수 있게 된거야. 수원시를 남북으로 갈라주는 1번국도와 직접 만나며 서울로 제일 빠르게 이어주는 고속화도로의 개통, 이와 이어지는 2-4호선 환승역인 사당역의 존재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결과인 셈이지.
하지만 산넘어 산이라고, 또하나의 문제점이 생기게 되었어. 바로
(저 위엄쩌는 남태령비를 봐라!)
남태령로의 미칠듯한 정체였지. 남태령로는 위에서 말했던 과천-봉담간 고속화도로를 쭉 타고 가면 나오는 길로, 과천-서울을 잇는 최단로일 뿐 아니라 수많은 광역버스들이 사당을 비롯한 서울로 가기 위해 거치는 도로야. 이렇듯 수요는 넘치는데 왕복 8차로 이상으로 확장이 불가능해서 엄청난 정체를 겪곤 했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처음엔 가로변버스전용차로(끝차로가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했고, 좋아지는 줄 알았어. 하지만 홈플러스 사당점이 생기며 슬슬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고, 2016년 강남순환고속도로 사당ic가 개통되면서 정점을 찍었어. 끝차로를 버스가 써야되는데, 사당ic에서 나오는 차들과 엉키면서 아수라장이 된거지. 이때 기억을 회상해보자면, 수원역에서 남태령까지(직선거리 20km) 가는데 보통 40분이 걸리는데 남태령에서 사당역까지(직선거리 3km) 40분이 걸렸어. 말도안되지 정말? 이를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남태령역에 정차하게 되었지만, 해결책이 되진 못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빠르게 갈 수 있는 버스가 없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탔었지. 이 현상은 2019년 7월경 남태령로에 중앙버스차로가 생기면서 해결되었어. 대신에 일반차량이 장난아니게 막힌다는건 함정...
이런 엄청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7770은 엄청난 승객 수를 기록했어. 이는 위에서 말했다시피 다른 대안이 없어서(...)가 제일 커.(강남역행 노선은 남태령로를 뛰어넘는 정체가 있는 우면산터널+서울시내 도로 정체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어서) 7770에 등록된 버스가 45대(실제운행 42대+예비차 3대)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수요가 넘쳐 국내 최초로
광역버스에 2층버스를 도입한 노선이기도 해.(지금도 운행중!) 문제는 이 수요가 낮 뿐만 아니라 밤에도 엄청나다는 거야. 그래서 24시간 운행을 시작하게 되었고, 여타 24시간 운행 버스와 달리 어느 정도 수요가 유지되는지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지.(하지만 주말에는 운행하지 않는다는 점 알아둬!)
여담으로 7770의 24시간 운행은 사당역에 성행하던 총알택시를 싹 없앤 1등 공신이야. 총알택시란 쉽게 말해 택시의 버스화로, 일정방향(보통 수원)으로 가는 사람을 꽉채워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라다니던 택시야.(아버지 말씀으로는 사당에서 한일타운까지 15분컷(보통은 40분)이였대) 하지만 과속, 신호위반으로 인한 사고 유발, 합승, 불법요금시비, 승차거부나 불친절 등 사회문제로까지 번져 문제가 되곤 했어. 총알택시는 수요의 대부분이 수원 방면으로 가는 사람들이라 지금 7770이 정차하는 정류장 근처에 막차만 끊기면 까마득하게 몰려있었지. 하지만 4호선 연장으로 과천, 안양, 안산 방면 수요 끊기고, 7770 심야영업 때문에 수원 방면 수요 마저 끊겨 이제는 없어졌어.
7770의 대표적인 수요처로는 수원역-장안문-수원종합운동장-한일타운-의왕TG-사당역 이야. 이미 유명한 수원역과 사당역을 뺀 주요 수요처를 한번 소개해볼게.
먼저 장안문은 수원화성의 관문이자 나름 발달된 상권이 있어 많이 승차하곤 해. 사실 여기는 승차수요보단 하차수요가 많은 곳이야.(그렇다고 승차수요가 적은건 아님!) 수원화성의 정문이다보니 볼거리가 생각보다는 꽤 있거든.(사실 볼거리보단 먹거리가 많다는게 함정) 그리고 여기서 화성행궁이나 팔달문으로 갈 수 있어 환승도 활발해.
수원종합운동장은 야구가 열리는 케이티위즈파크, 남배-여배가 같이 열리는 수원실내체육관, 그리고 K리그2에서 뛰는 수원FC가 있어 많은 스포츠팬들이 경기관람을 위해 버스를 타지. 그 외에 주상복합 단지가 여기에 꽤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타곤 해.
또한 사진 왼쪽, 야구장 뒤로 보이는 아파트 단지인 한일타운은 수도권에서 2번째로 큰 아파트 단지(5585세대)라서 많은 승객들(나 포함!)이 승하차하곤 하지. 보통 7770의 핵심을 여기로 꼽는 버스기사분들이 많아. 비단 한일타운 뿐만 아니라 홈플러스 북수원점, CGV북수원점, 드마리스 수원점을 비롯한 수많은 상점들과 장안구청을 비롯한 공공기관이 있는 북수원 최대 상권 중 하나거든. 이때문에 항상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고, 배차가 조금 늘어진다 싶으면 줄이 엄청나게 길어지는 특징이 있어.(심할땐 100명 넘게 기다린적도...) 근데 문제는 기다리는 사람들이 버스를 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거야. 여기가 핵심이긴 하지만, 이전에 있는 정류장들의 수요 역시 만만치 않거든. 보통 종합운동장에서 버스가 꽉 차고, 심할 때는 장안문에서 만석이 되는 경우도 더러 있었어. 2층버스가 올때는 다 타긴 하는데, 앉아갈 수 없는 경우가 많았어. 2층버스 왔다고 좋아할 게 아니였지...ㅠ 오죽하면 7770의 수요가 어마어마하게 많아 버스정류장이 표지판 하나 덜렁 세워놓는 수준이였던 시절에도 전용 정류장을 기존 버스 정류장 옆에 따로 마련할 정도였으니까.(지금은 버스정류장이 터미널처럼 되어있어서 따로있는건 아니긴 한데 끝에 있어서 사실상 분리되있긴 해) 지금은 MiRi라는 어플로 좌석을 예매해서 갈 수 있는 예약제 전세버스를 만들어서 훨씬 나아지긴 했어.(종합운동장-한일타운-파장동에만 서서 사실상 급행이라고 봐도 될듯?)
그 외에 의왕TG는 위에서 말했던 과천-봉담고속화도로에 있는 톨게이트로서 환승거점 역할을 하곤 해.(보통 여기서 성남으로 가거나 시흥으로 가는 버스를 타지)
전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알아차린 사람도 있을건데, 이 버스의 결정적 특징은 구간수요가 전무하다는 거야. 이는 수원역-한일타운-파장동으로 가는 일반버스(흔히 말하는 초록버스)가 여러 대 있는 게 가장 큰 이유일 듯해. 애초에 구간수요를 생각하고 만든 노선이 아니기 때문에 위의 사진처럼 대부분의 버스에는 중문이 없지. 중문 만들어서 좌석 손해를 보는 것보다 어차피 다 사당에서 내리니까 앞문이 혼잡할 이유도 없고, 그냥 좌석을 몇개 더 만들어서 사람 몇명 더 태우는게 더 이득이기 때문이야. 출근시간 뿐만 아니라 퇴근시간에도 구간수요는 전무한데, 사당 이외의 버스정류장에서 타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야.(의왕TG에서 소수 타고 나머지는 없다고 봐도 무방)
여담으로, 이 버스를 운영하는 회사인 경진여객은 과속으로 유명해. 사실 수원에 있는 거의 모든 회사들은 운행시간을 길게 주지 않아서 과속을 많이 하기로 유명하지만, 이 노선은 특히 더 심하다고 볼 수 있어. 사실 이게 7770의 경쟁력을 올린 이유긴 하지만, 언덕에서는 제발 감속해줬으면 좋겠어. 너무 무섭거든...ㅠㅠ
하지만 이 버스의 운명을 결정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바로 '인덕원-동탄선' 때문이야. 사실 아직 삽도 안 뜬 지하철 노선이긴 하지만, 이 노선이 개통된다면 (가장 수요가 많은) 사당-한일타운의 수요가 많이 감소할거야. 물론 인덕원-동탄선이 서울에서 가는 게 아니라 안양에서 출발하기도 하고 환승을 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다는 메리트는 생각보다 엄청나서 지금만큼 엄청난 수요가 생기지는 않을 거야.(그래도 미어터지겠지만...) 이 노선은 시간이 남을 때 써보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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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긴 글을 처음 써봐서 잘 읽힐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게 봤으면 좋겠어. 글 읽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시스카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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