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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항공권 판매 사이트에 등장한 초저가 항공권. /사진=일본 여행 사이트 이나(ena) 화면 갈무리.
1000엔(약 1만원)으로 서울에서 일본 오사카를 왕복할 수 있는 항공권이 등장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대폭 줄어든 탓이다. 일본 취항을 포기할 수 없는 한국 저가항공사(LCC)들은 채산이 맞지 않는 가격에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2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 온라인 여행사이트에서 오사카~서울 왕복 가격이 1000엔인 항공권이 판매됐다. 오사카~서울 왕복 항공권은 평소 적어도 6000~7000엔 정도에 판매됐는데, 한일 갈등이 본격화한 지난 8월 이후 계속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사히신문은 "평소 5000엔 정도이던 후쿠오카~서울 왕복 항공권도 최근 3000엔 전후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한국행 항공권 가격 급락 이유는 한일 갈등에 따른 방일 한국인 관광객 급감. 일본 정부관광국(JNTO) 자료로는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20만12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8.1% 감소했다. 중국과 싱가포르 관광객이 두 자릿수 증가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독 한국인 관광객만 크게 줄었다.
일본 여행사 에어플러스에서 LCC 항공권을 담당하는 도야마 유키노리는 "지난 8월 마지막 주부터 (한국행 항공권 가격 관련) 이변을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야마는 "후쿠오카에서 한국으로 가는 항공권 가격이 특히 많이 내렸고, 오사카와 나리타 등의 상황도 비슷하다"면서 여행 비수기인 11월에는 항공권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한국 항공사도 큰 충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승객이 줄어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노선 유지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항공편을 운행할 수밖에 없다. 이착륙 횟수가 부족하면 후쿠오카와 도쿄 등 인기 노선 취항이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초저가 항공권도 모두 한국 항공사 상품이다.
지난 8월 이후 사가, 오이타, 구마모토, 가고시마 노선을 중단한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기득권을 잃게 되는 것으로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인기 노선에는) 어쨌든 보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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