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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가 있는 박모(21)씨는 지난 1일 광주시 북구에 있는 아파트에서 갑자기 베란다를 넘어 난간에 매달렸다.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지 하루 만의 일이었다. 뇌척수염 후유증으로 지적 능력이 유치원생 수준인 박씨는 자라면서 돌발 행동이 잦아졌다.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2년 전 특수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다음엔 집에서만 머물게 됐다.
박씨의 아버지(52)는 직장 사무실을 집 앞 5분 거리로 옮겼다. 몸이 다 자라 힘이 세진 딸을 하루 종일 아내에게 맡길 수 없어서였다. 박씨는 딸에게 문제가 생기면 집으로 바로 달려갔다. 딸의 돌발 행동이 심해질 때면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이 부부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한다.
발달장애인들은 오랜 기간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 평균 돌봄 기간이 34년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학령기를 마치고 성인(成人)이 되면 막다른 길에 내몰린다. 2015년 11월 발달장애인법이 시행되긴 했는데, 발달장애인에 대한 재활·고용·평생교육 지원 방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발달장애인 21만855명 중 공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19세 미만은 전체의 28%쯤인 5만8065명 정도다. 성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부양 책임은 사실상 모두 가정이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사는 김모(52)씨는 올해 초 20년 넘게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 자폐성 장애 1급인 아들(20)이 장성해 아내가 감당하기엔 역부족이 됐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아들이 갑자기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24시간 붙어 있어야 하는데, 당장 생계를 어떻게 꾸릴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발달장애인 중에서도 극소수만이 고교 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하거나 직업학교에서 교육을 받아 보호작업장 등에 취직한다. 그런데 중증 발달장애인들은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서울연구원이 서울의 장애인복지관·직업재활시설·주간보호센터 등을 이용한 중증 발달장애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복지시설을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비율이 전체의 39%에 이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의 경우 7월부터 19세 이상 최중증 발달장애인 57명을 대상으로 낮 시간 활동을 지원하는 돌봄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지만 전체 수요를 충족하려면 갈 길이 멀다.
집에서 발달장애인을 돌봐야 하는 가족들의 정신적·경제적 부담은 크다. 가정 해체나 동반 자살 등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13년 11월 서울에서는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아버지가 "이 땅에서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동생을 흉기로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한 남성 지적장애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형제의 장애 때문에 어머니가 괴로워한다는 사실을 비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발달장애인들의 재활과 자립을 도울 수 있는 직업교육을 도입해 발달장애 가정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승연 서울연구원 복지담당 부연구위원은 "호주의 경우 발달장애인을 둔 여러 가구가 함께 모여 살며 협동하는 '클러스터 하우징(Cluster Housing)'을 통해 개별 가구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면서 "지역공동체 안에 성인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대의 발달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기관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발달장애
선천적으로 또는 발육 과정에서 생긴 뇌 손상으로 정신적·신체적 성장이 지체된 장애. 보통 자폐성 장애와 지적 장애를 합쳐 말한다.
발달장애 성인 아이를~~~다 자라 힘이 세진 딸을 하루 종일나이먹은 엄마가혼자부담하는데에는무리가있을듯???
이 땅에서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 힘들다는가족들의푸념이?????
우찌할꼬?????
- [닉네임] : 6시내고환[레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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