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한 축인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그동안 강제로 특검에 불려 나와서도 묵비권으로 일관하던 최씨가 돌연 입장을 바꿔 특검에 출석하겠다고 한 것이다.  
'제 발로는 특검에 가지 않겠다'던 최씨의 돌변에 일각에선 '숨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임박하자 최씨가 오히려 특검을 '사전조사'하기 위해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최씨는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 아무 말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최씨를 불러 대기업 뇌물수수 혐의를 포함, 각종 의혹에 대해 전방위 조사를 할 예정이다.

최씨는 그동안 특검 조사를 거부해왔다. 지난해 12월 24일 처음 특검 조사를 받은 이후 건강상의 이유, 정신적 충격, 본인의 형사 재판과 박 대통령 탄핵심판 참석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조사를 미뤘다.

6차례나 특검 조사를 미룬 최씨는 급기야 강압수사를 언급하며 '제 발로는 특검에 가지 않겠다'고 버텼다. 결국 특검은 체포영장을 받아 최씨를 소환했다. 강제로 특검에 불려나온 최씨는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고 고함을 지르며 조사실에 들어갔다. 최씨는 조사를 받는 내내 진술거부권(묵비권)을 행사, 특검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특검은 이번에도 최씨가 소환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씨는 지난 7일 돌연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혔다. 체포영장을 준비하던 특검은 급히 계획을 수정했다.

최씨가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연결짓고 있다. 최씨가 대통령 대면조사 전 미리 특검이 확보한 뇌물죄 관련 증거, 진술 등을 확인해 전달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검은 지난 두 차례 '업무방해'와 '알선수재' 혐의로 체포영장을 받아 최씨를 강제소환했기 때문에 뇌물죄 등 이외 혐의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소환에 응한 탓에 사정이 달라졌다. 이규철 특검보는 "구속된 피의자를 조사할 때 어떤 혐의인지 조사 여부를 명시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혐의를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당장 급한 뇌물죄 혐의를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출범 직후부터 박 대통령과 최씨를 공범으로 보고 삼성과 '뇌물수수-공여' 관계를 수사해 왔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뇌물죄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당시 뇌물을 받은 쪽, 즉 박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수사가 부족하다는 점이 구속영장 기각의 주요 사유였던 만큼, 최씨와 박 대통령을 상대로 한 조사가 시급한 상황이다.

박 대통령에게도 특검의 뇌물죄 수사가 가장 예민한 부분이다. 박 대통령의 혐의 중 형량이 가장 무겁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특검이 어떤 증거와 진술 등을 확보했는지, 수사가 얼마나 진척됐는지에 따라 전략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민간인인 최씨는 대기업들에 압력을 가하고, 거액의 지원금 등을 받았다는 뇌물죄 혐의 대부분에서 박 대통령의 공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박 대통령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공범인 최씨의 혐의 역시 입증이 힘들다. 박 대통령 수사를 돕기 위해 최씨가 특검에 사전 조사를 나왔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당초 특검과 이날 청와대 위민관에서 대면조사를 하기로 비공개 합의를 이뤘다. 실현됐으면 박 대통령과 최씨가 각각 청와대와 특검에서 동시에 조사를 받는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은 '특검이 비공개 조사 약속을 어기고 언론에 일정을 흘렸다'며 일방적으로 대면조사를 취소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외부에 정보를 흘리고 특검 핑계를 대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대면조사를 하더라도 최대한 시간을 끌고 특검 수사 정보를 확보한 후 임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과 특검 간 정보 유출을 둔 진실공방은 물론 대면조사를 위한 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젠 그만보고싶다~~~~

진짜루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