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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사람의 아름다움에 홀려있을때도
사람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모르고 있었다.
- 김훈 <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버림받고도 버림받은 줄 몰랐다.
기다리고 있으면 다시 찾아올꺼라 믿었다.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발소리..
어쩌면 주인일지 모른다 생각했는데..
결국 얼마못가 붙잡히고 말았다
온 몸에 퍼지는 약기운 탓에 슬픔인지 절망인지도 모르겠다
오랜 굶주림에 지치지만 않았어도
병들어 아프지만 않았어도
더 멀리 도망칠수 있었을텐데..
너무 약해진 탓에 잡히고 말았다
애원했다
더 멀리 더 깊이 숨어살테니까
제발 꺼내달라고
빈집에 길가에 도로에 산속에
그렇게 수많은 곳에 버려졌다
버려진 슬픔..하지만 우린 또 기다렸다
인간만이 희망이란는 걸 안다
미움도 원망도 잠시...
애원하고 매달렸다
하지만 운좋은 놈은 따로 있었다
인간의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너무 슬퍼하지마, 널 데려가 줄께.'
인간의 가슴 팍에 더 바짝 안기게 된다
난 당신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어요
누군가의 기쁨에 슬퍼할수 밖에 없는 우리다
엄마 아빠라 부르게 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고
우리만 남았을까
죽음이 두려워 떨고 있는데
왜 아무도 없는 걸까
제발...
날 꺼내줘요
날 돌려보내줘요
아직 이렇게 살아있는데 살 수 있는데
왜 죽으라 하나요
세상은 조용해졌다
꾸역꾸역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아대느라
살려달라고, 살고 싶다고 짖어대지도 못했다
차갑게 굳어진 생명, 슬픈 영혼이 잠들었다
그리고 하루에도 수백마리 수천마리의 생명이
버려져도 버려진줄 모른채
기뻤던 그날을 추억하며..
인간을 기다렸다.
EBS다큐프라임 [인간과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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