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게도 구럭도 놓치고 마는 것일까?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모두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오승환(33)이 해외원정도박 파문에 휘말리면서 그의 거취가 짙은 안개에 휩싸였다.
오승환은 마카오의 카지노 VIP룸에 차려진 이른바 ‘정킷방’에서 수 차례에 걸쳐 억대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미 구속기소된 업주 이 모씨로부터 오승환이 삼성 임창용과 함께 현지에서 도박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씨는 폭력조직인 ‘광주송정리파’의 행동대장 출신으로 마카오의 카지노에서 ‘경성방’이라는 이름의 정킷방을 운영하며 프로야구 선수, 연예인, 중견기업인 등에게 수백억원대 도박을 하도록 장소를 제공한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이번 주 중으로 오승환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오승환은 당초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을 통해 각 구단을 상대로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었으나 검찰의 소환이 임박해지면서 출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은 법률대리인인 박창한 변호사를 통해 “빨리 의혹에서 벗어나고 싶다. 검찰에 출석해 사실대로 진술하고 모든 협조를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앞서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던 임창용의 경우에도 아직 판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사가 마무리되고 재판까지 진행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오승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이 묶이는 상황에 직면했다. 당장 메이저리그 구단을 상대로 펼치려던 세일즈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든든한 보험으로 생각했던 일본 프로야구 U턴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서도 오승환에 대한 러브콜을 보냈던 한신도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한신은 신임 사령탑인 가네모토 도모아키 감독까지 나서서 오승환 잔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오승환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일본은 야구선수들의 도박에 대해 민감하다. 최근에는 요미우리가 도박 스캔들에 연루된 선수들을 방출하고 구단 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도 했다. 더구나 오승환의 경우 폭력조직이 연관돼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1970년대 초반 폭력조직이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들의 승부조작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뒤 폭력조직과의 연결고리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 오승환이 이씨에게 도박자금을 빌린 사실이 확인된다면 한신도 오승환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 [닉네임] : 마일드멘붕[레벨]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