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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돕는 일에 인생 전부를 걸어도 아깝지 않다.”
말라위 대양누가병원 백영심(57·사진) 간호사는 이 같은 신념으로 27세 때부터 아프리카 오지 의료봉사의 길을 걷고 있다. 케냐와 말라위에서 수 많은 생명을 위해 일한 지 올해로 30년째다. 미혼이다.
JW그룹 중외학술복지재단(이사장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은 ‘말라위 나이팅게일’로 불리는 백 간호사에게 제8회 성천상을 주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성천상은 JW그룹 창업자인 고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음지에서 묵묵히 인류 복지증진에 기여한 참 의료진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간호사가 수상자로 선정되기는 처음이다.
1984년 제주 한라대를 졸업한 백 간호사는 의료선교를 결심하고 1990년 아프리카 케냐로 건너갔다. 쇠똥으로 만든 토담집을 짓고 마사이족을 위해 헌신했다. 4년 뒤 의료환경이 더 열악한 말라위로 향했다. 말라위는 인구1900만명의 아프리카 최빈국(20 1 8년 기준 1인당 국민총생산 389달러)이다.
백 간호사는 먼저 이동 진료차량을 마련해 말라위 극빈지역인 치무왈라 곳곳을 돌며 보건활동을 펼쳤다. 주민들과 흙으로 벽돌을 빚어 495㎡(150평) 규모의 진료소를 지었다. 하루 100명 넘는 환자를 돌봤지만 전문 인력과 의약품 부족이라는 한계상황에 직면하고 병원 건립을 추진했다.
한 기업인의 도움을 받아 2008년 대양누가병원을 세웠고 연간 20만명이 치료받는 의료시설로 성장시켰다. 말라위 정부와 협력을 통해 에이즈 예방과 모자보건사업을 추진했고 간호대학과 정보통신기술대학 설립을 주도하는 등 교육환경 개선에도 힘썼다.
백 간호사는 “간호가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것 뿐”이라며 “코로나19로 고군분투하는 한국 간호사들과 말라위 의료진을 대신해 받는 상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억원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다음달 1 8일 서울 서초구 JW중외제약 본사에서 열린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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