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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지원 면목 없어 거짓말, 들통날까 노심초사 ‘이중苦’,죄책감 못 이겨 극단적 선택도
취업난 속에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자 ‘취업했다’고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는 ‘피노키오 청년 백수’가 속출하고 있다.이들은 아직 실업자라는 사실이 들통날까 봐 하루하루 노심초사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부모에게 사실이 알려지면 수치심과 미안함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까지 생겨나는 실정이다.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 올라와 관악구 신림동에서 3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김모(30) 씨는 지난 설 명절 때 ‘언제 고향에 내려오냐’고 묻는 부모에게 “당직이라 못 내려간다”고 둘러댔다. 연이은 시험 탈락으로 초조해진 그는 지난해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했고, 이후로 계속 부모를 속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현재 고시원 총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는 김 씨는 “부모님께 계속 돈을 타 쓰는 게 미안해 거짓말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거짓말이 들통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노키오 청년 백수까지 나왔다. 9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강모(33) 씨가 지난 1일 오후 동대문구 휘경동의 한 빌라 4층에서 뛰어내렸다. 강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대학 졸업 후 무직 상태였던 그는 2년 전 “로스쿨에 합격했다”고 가족을 속였다가 최근 거짓말이 들통났다고 경찰은 밝혔다.경찰 관계자는 “매달 월세와 생활비를 가족에게 받아 쓰던 강 씨가 죄책감을 느껴 몸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에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30대 남성이 충남 천안시 한 모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모 군청에 다닌다’며 매일 출근하는 척했고, 제3금융권에서 2000만 원을 빌려 월급을 받는 것처럼 행동했던 것으로 조사됐다.지난 2014년 취업포털 ‘사람인’이 ‘취업 관련 거짓말’ 경험이 있는 신입 구직자 1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합격했지만 나와 맞지 않아서 거절했다’고 거짓말을 해봤다는 응답자가 26.6%, ‘취업해서 다니고 있다’고 속인 응답자가 21.1%에 달했다.
사람인 관계자는 “올해 재조사를 할 계획인데, 극심해진 취업난 탓에 이번에는 구직자들의 거짓말 빈도가 더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자리 몇만 개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의 실패를 보듬어줄 수 있는 관용적인 사회 분위기부터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화일보 김성훈 기자
뭔가 사회가 나아지길..... 젊은이들이 일어나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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