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문재인 싫어도 대세인디 어쩌겄어..안희정 점수 까먹어부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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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21 14:01 조회수 : 507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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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승부 바로미터’ 광주·전남 민심 르포
“싫어도 어쩌겄는가. 문재인이 대세여븐디. 많이 기울었다고 봐야제.”
광주 송정역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신모(52)씨는 망설임이 없었다. 이번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나아가 5월 대선 모두 문재인 전 대표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다. 인테리어 일을 한다는 그는 “문재인은 너무 자기 독단이 심하지만 적어도 적폐 청산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안희정도, 이재명도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20일 민주당 순회경선의 출발점이자 ‘야권 풍향계’인 광주 민심은 반문(반문재인) 정서와 ‘문재인 대세론’이 교차했다. 문 전 대표 지지자든 다른 후보 지지자든 후발주자들의 역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문 전 대표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마땅한 후보가 없어서’ ‘정권교체가 제일 확실해서’ 표를 주겠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번 대선의 핵심 투표층으로 통하는 50, 60대가 특히 문 전 대표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봤다. 주부 김모(62)씨는 “정권교체는 해야 되겠고 민주당에선 문재인이 확실하니까 뽑겠다”고 했다. 김씨 친구 이모(63·여)씨도 “말을 자꾸 바꾸고 하는 게 좋아보이진 않는데 그래도 문재인밖엔 찍을 사람이 안 보인다”고 거들었다. 정류장에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던 택시기사들은 “마음 줄 인물이 없어서 문재인을 찍겠다는 승객이 대다수”라고 입을 모았다.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상대적으로 30, 40대 젊은층이 선호했다. 하지만 두 후보에 대한 지지와 경선 승리 가능성 전망은 엇갈렸다. ‘이번에는 어렵지 않겠나’라는 기조가 강했다.
초등 교사 안모(35)씨는 이 시장 지지 이유로 “선명하고 시원시원하다”고 했다. 금남로에서 꽃집을 하는 박모(42·여)씨는 ‘이재명 열혈팬’이라고 밝히면서도 “어쨌든 2번(민주당을 의미, 이번 대선에선 민주당이 1번)을 찍을 거다. 현실적으로 문재인이 차기, 이재명이 차차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전모(23·여)씨 일행은 안 지사에 대해 “점잖은 이미지지만 소신과 강단도 있어 보인다. 외모도 훤칠하고…”라며 호감을 드러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안모(44)씨는 “젊은층은 문재인이 초심을 잃었다는 실망감이 있어 안희정·이재명을 주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때 호남에서 문 전 대표를 바짝 추격했던 안 지사는 대연정과 ‘선의’ 발언의 타격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였다. 택시기사 박모(55)씨는 “막말로 보수정당하고 정부를 같이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주부 양모(43)씨는 “이미지도 여전히 좋고 적극적으로 지지했는데 점수를 많이 깎아먹었다”고 아쉬워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본인과 당의 낮은 지지율 탓에 주목도 역시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안 지사와 지지층이 상당 부분 호환돼 본선 경쟁력을 높게 보는 의견도 많았다. 충장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55)씨 부부는 “안희정이 민주당 경선에서 떨어지면 안철수를 뽑을 것”이라며 “이번엔 좀 합리적인 세력이 정권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상당수 시민들은 ‘먹고살기 바빠 경선인단 참여는 생각 못했다’고 답했다. 어차피 문 전 대표가 유리한데 경선이 큰 의미가 있느냐는 반문도 많았다. 광주에서 만난 한 당직자는 “대세론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경선에 참여하는 적극 투표층의 표심을 예단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광주=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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