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홍콩..전쟁중..'탕탕' 취재진·시민에 총 겨누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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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1-18 12:05 조회수 : 875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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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뉴스1) 한상희 기자 = 평화롭고 부유한 센트럴·코즈웨이베이와 달리 몽콕은 말 그대로 준전시 상태였다. 몽콕은 홍콩 최대 재래시장 골목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내주 구의회 선거를 앞두고 조용히 지나가는 듯 했던 16일 밤 10시쯤 몽콕역 사거리에서 경찰은 시민과 취재진에게 총을 겨눴다.
이날 시위는 전혀 예고 없이 시작됐다. 밤 9시쯤 친중파와 시위대 간 말싸움이 일어나자 주위를 순찰하던 경찰이 등장했다. 영상을 찍는 일반 시민들과 기자들에게 물러나라고 위협하던 경찰은 순식간에 4발의 총을 쐈다. 놀랍게도 위협을 위해 하늘을 쏘려는 것이 아니었다. 총구는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었다.
실탄 발사 직후 거리에는 매캐한 냄새로 가득 찼다. 최루탄이었다. 꽤 멀리서도 기분 나쁜 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였다.
이에 분노한 시위대는 벽과 난간을 부수며 바리케이드를 치기 시작했다. 검은 옷에 검은 모자를 착용한 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경찰의 유혈 진압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고, 경찰은 그 사이를 오토바이로 마구 헤집으며 위협했다.
15~16살이나 됐을 것 같은 청년들, 바로 홍콩 정부가 '폭도'라고 규정한 이들이 경찰의 이 같은 만행에 분노하고 있었다. 그들은 홍콩의 미래와 미래 세대를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했다.
행정장관 직선제와 경찰의 폭력 진압 진상조사 등 이번 시위의 5대 요구가 홍콩의 미래와 연결돼 있다는 말이 얼핏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기자에게 시위대는 모두 같은 말로 답했다. 경찰의 진상 규명, 시위 체포자 석방 등 5대 요구는 결국 자유 민주주의라는 하나의 가치로 귀결된다는 것.
이날 시위에서 만난 검은 모자에 검은 옷, 검은 마스크를 쓴 한 20대 남녀 시위 참가자는 '경찰의 총격이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금 두렵다"며 희미하게 웃었다. 지난 11일 경찰이 쏜 실탄에 맞은 한 시위 참가자는 중태에 빠졌다. 언제 어디서 총을 맞아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상황. 그럼에도 이들이 이날 또 목숨을 내놓고 거리로 나선 이유는 무장 경찰에 저항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날 시위가 유독 과격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한다. 지난 8일 시위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몽콕은 말 그대로 전쟁 상태다. 지난주에는 이 곳에서 매일 시위가 일어났다.
한 현지 소식통은 "마치 아무 일도 없을 것처럼 보여도 경찰이 갑자기 나타나 총을 겨누거나 최루탄을 쏜다"며 "계속해서 게릴라 시위가 열린다. 진짜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몽콕 거리는 중국과 홍콩 정부와 경찰을 비난하는 낙서로 뒤덮여 있고, 난간도 전부 망가져 있는 상태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이후 영업을 중단했다.
몽콕 인근 상점 주인들은 시위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한 패스트푸드점 직원은 '시위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절대 말할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한국어로 기사를 쓴다는 말에도 '그들(시위대) 중 한국어를 알아듣는 사람들이 많아 곤란할 것"이라고 했다. '과격 시위대'라는 표현을 쓰자 주위에 혹시 시위대가 있을까 걱정하는 듯한 눈빛을 보이기도 했다.
전날 최루탄이 터졌던 네이던로드의 한 화장품 가게 직원도 마찬가지였다. 거리에 가득한 '小江'(소강)이란 낙서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나는 그 의미를 알지 못 한다"고 크게 'X자' 표시를 손으로 그렸다. 옆에 있던 다른 직원에게 묻자 "정부에 맞서 싸우겠단 뜻이다. 무슨 말인지 알죠?"라며 자리를 피했다.
https://news.v.daum.net/v/2019111708582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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