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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핵심 사유는 특별감찰반(이하 특감반)에 문화체육관광부 직원들에 대한 ‘표적 감찰’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였던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본지가 확인한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우 전 수석이 2015년 11월 문체부 국민소통실 서모 사무관과 이모 주무관을 지목하며 ‘이들을 감찰해 무조건 징계를 받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적혀 있다. 이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의 지시를 받은 특감반은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위치한 특감반 사무실로 백모(57) 문체부 감사담당관을 불러 “윗분(우 전 수석)의 지시다. 담당자를 철저히 조사해 무조건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과 가까운 한 주간지 편집장 김모씨의 청탁이 감찰의 계기였던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팀이 확인한 김씨의 민원서류엔 “서 사무관 등이 과거 위탁업체에서 일하던 프리랜서 직원과 온라인 홍보대행사를 그대로 승계해 계약을 맺으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씨가 일하는 주간지는 문체부가 발행하는 ‘위클리 공감’을 위탁 제작하고 있다.
백 감사담당관은 약 2주 동안 조사를 벌인 뒤 2015년 11월 23일 특감반에 ‘부적절한 사항이 없어 징계하기 곤란하다’고 보고했다. 이에 특감반원들은 “어떻게든 징계할 명분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으로 감사담당관이 위험해진다”고 압박했다. 결국 그는 두 사람에 대해 각각 ‘구두 주의’와 ‘주의’ 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의 감찰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이후 김 편집장은 가벼운 징계에 그친 것이 ‘문체부의 제 식구 감싸기’라고 우 전 수석에게 불만을 토로했고,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월 윤장석(46·사법연수원 25기) 민정비서관에게 “특감반이 직접 문체부 감사담당관실의 온정적인 감찰조사 여부에 대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감찰반이 감사담당관까지 감찰하는 ‘이중 감찰’을 했다는 게 특검팀의 조사 내용이다.
특검팀과 백 감사담당관 등에 따르면 당시 특감반은 감찰 과정에서 위법이 의심되는 행위를 했다. 영장 없이 신체를 수색하고 자료를 압수했다는 내용이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혀 있다. 2016년 1월 26일 문체부 감사관실에 들이닥친 특감반원 5명이 백 감사담당관 등의 컴퓨터와 책상 서랍을 뒤져 서류 등을 압수하고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사흘 뒤인 29일 특감반은 백 감사담당관에게 “왜 온정적으로 처분했나. 안 불면 네가 죽는다”며 부실 감찰을 인정하라고 강요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특감반원들이 “여기(특감반)는 죄가 없어도 죄를 만들어내는 곳이다. 모두 검찰 특수부 출신으로 당신이 부인해도 다른 것으로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이날 백 감사담당관은 신발과 양말을 벗고 신체 수색을 당했다. 조사는 1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결국 백 감사담당관은 2016년 2월 지역발전위원회 지역문화과장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윤 비서관이 박민권 문체부 1차관에게 “문제가 많은 사람이니 다른 곳으로 보내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결과라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또 특감반은 백 감사담당관 좌천 이후 새로 부임한 감사담당관에게 서 사무관 등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했고 결국 두 사람은 2016년 8월 징계를 받았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 22일 기각됐다. 하지만 특검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를 집중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윤 비서관은 “(표적 감찰 및 좌천 지시 등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영장에 기재된 내용일 뿐이다. 법원에서 사실관계 등을 다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영장을 기각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 특수본은 최근 특별감찰반 직원들을 소환한 데 이어 지난 24일엔 청와대 민정수석실·민정비서관실·특별감찰반실 등 세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해 일부 자료를 임의제출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직권남용이 우 전 수석 혐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진우·송승환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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