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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최강 한파로 제주 공항이 25일 오후 8시까지 총 50시간 폐쇄되면서 무려 9만명의 발이 묶이는 항공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제주에 왔다가 예정된 날짜에 돌아가지 못하는 인원이 9만명에 달하며 공항이 정상 가동되더라도 이들을 수송하는 데에는 3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전국을 며칠째 강타한 한파에다 기습적인 눈이 내리면서 제주공항의 항공기 안전을 위해 공항 폐쇄 기간을 25일 오후 8시까지로 정했다. 제주기상대에 따르면 제주공항 활주로에는 24일 오전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26.5m의 강한 바람이 불었으며 이틀간 최고 13㎝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기온마저 영하 6.1도까지 내려가 내린 눈이 순식간에 얼었다. 1월 적설량으로는 1965년 관측 이래 역대 2위로 많다. 최저기온은 역대 4번째로 가장 낮았다. 여기에다 대설경보는 정오까지 이어지며 강풍경보도 오전 3시까지 지속된다.
이에 따라 2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총 390여편(출·도착 기준)이 결항하게 됐다. 결항한 항공편은 23일 296편, 24일 517편을 합해 총 1,200여편에 이른다.
국토부는 운항이 재개되는 즉시 정기항공편은 물론 임시편을 투입해 수송 인원을 최대한 늘리기로 했지만 9만명에 달하는 승객을 단기간에 모두 수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제주에 대기 중인 승객을 모두 수송하는 데는 3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항공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다른 지방에서 제주로 와야 하는 방문 예정객을 감안하면 항공편 운항 정상화 이후 수송해야 할 인원은 출·도착편에서 18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임시편은 대한항공이 24편, 총 7,900석을 투입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제주에서 김포와 인천으로 편도 총 15편, 3,652석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들 대형 항공사들은 대형기종을 투입해 한 번에 많은 승객을 실어나르기로 했다. 에어부산이 제주에서 부산과 김포행 편도 4편의 임시편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각각 임시편 운항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체류객들은 제주공항에서 대기표를 받고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전날부터 밤을 지새우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기를 바랐던 체류객 3,500여명은 이날 최종적으로 '전편 결항' 소식을 접하자 이내 절망스런 표정을 지었다. 전날 공항에서 쪽잠을 잔 1,000여명 중 상당수가 이날도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공항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숙박업소의 방이 동나 숙소를 잡기 어려운 데다 다음 날 운항이 재개된다면 항공권을 먼저 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자연재해는 항공사가 숙박시설 등 편의제공과 금전적 배상 등을 해야 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관광객들은 누구에게 하소연할 곳도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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