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청원경찰이 예리한 눈썰미로 70대 여성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국민은행 방배역 지점 청원경찰 김호근(33)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불안한 표정으로 은행 안에서 서성이는 70대 여성 A(74)씨를 주시했다.

이 노인은 창구 앞에 오자마자 가방에서 5천만원권 수표를 꺼내고는 현금으로 바꾸고 서둘러 은행 문을 나섰다.

직감적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자 같다는 눈치를 챈 김씨는 A씨를 따라나왔고, 마침 은행 앞을 지나던 택시에 타고 출발하려는 것을 보고는 택시를 멈춰 세웠다.

김씨가 A씨에게 수표를 현금으로 바꾼 이유를 묻자 그도 당황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A씨는 어렵사리 "누군가가 국제전화로 은행에 있는 돈을 찾아놓으라고 했고, 수표로 뽑았다고 했더니 현금으로 바꿔 집에 보관하라기에 교환해서 집에 가는 중이었다"고 털어놨다.

노인은 직전에 국민은행의 다른 지점에서 적금을 해약한 다음 5천만원권 수표 1장을 포함해 9천470여만원을 인출한 상황이었다.

보이스피싱 피해 상황이라고 확신한 김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보고 보이스피싱임을 확인하고서는 다시 돈을 은행에 입금하게 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청원경찰 김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