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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전 장관이 지난 13일 방송된 JTBC '밤샘토론'에 출연해 국정교과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유 전 장관의 발언은 3분40초부터 나온다.)
'국정화 블랙홀에 빠진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는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 조전혁 전 의원,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국정화 찬성 패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신철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교수(국정화 반대 패널)가 출연했다.
이 가운데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유 전 장관의 마지막 발언이었다. 유 장관의 마지막 발언 전문은 다음과 같다.
하아...참 어떻게 얘기를 해야하나요. 이신철 교수님이 '북한이 그리 무서우냐' 말씀하셨는데 저는 좀 다르게 얘기하고 싶어요.
북한이 그렇게 좋습니까? 저는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북한이 망했어요. 왜 망했냐하면 주체사상을 유일사상으로 해서 온 사회를 그 사상에 따라 조직했기 때문에 다양성이 말살되어서 사회가 망한 거에요.
우리나라는 왜 잘 됐냐?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독재를 하고 했지만,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가지고 다양성을 지켜왔거든요. 개인의 창의성을 살렸고요. 그렇게해서 체제 경쟁이 승패가 나버렸는데. 뭐가 그렇게 북한이 좋은지 북한식 국정교과서를 도입하려고 그래요.
저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사상을 멸균해서 사회가 건강해지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멸균실에 살면서 증류수를 마시고, 음식은 다 끓여서 먹고, 이렇게 한다고 건강해 지는 게 아니에요. 세균, 바이러스가 득실거리는 속에서 살아도 면역체계가 살아있고, 그 병균을 이겨낼 수 있어야 몸이거든요.
사회를 유일사상이 지배하는 멸균실로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저는 우리 권희영 교수님이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시다는 걸 알아요.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 그러나 그런 생각을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아이들에게 먹이지는 말라는 거에요. 단순합니다. 제 요청은. 먹이지 마라. 그 생각을 가지는 건 자유에요. 그러고요.
좀 정정당당하게 겨뤘으면 좋겠어요. 좌든 우든 생각이 다르면,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라는 책이 있었고, 이게 좌경화 책이라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뉴라이트가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냈어요. 근데 재인식이 시장에서 패배했단 말이에요. 출판시장에서요.
소위 좌파들이 쓴 해방전후사의 인식보다 더 재미있고, 더 진실로 차있고, 더 팔리는 책을 쓰면 될 거 아니에요. 왜 이 싸움을 회피하고 시장에서 빠져가지고, 국가권력의 품 속으로 지식인들이 도망가서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자기 사상을 강요하려고 그래요.
저는 이거는 진짜 자유사회하고 안 맞는 거고, 우파 지식인들 뉴라이트 지식인들의 비겁함이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그냥 한판 붙자고요. 죽이는 것도 아닌데. 투쟁 아니잖아요. 그냥 대화하는 거잖아요. 사상 투쟁, 가치투쟁 아니고요. 가치경쟁, 사상 경쟁하는 거에요. 공존하면서. 그래서 때로, 내가 인기가 없으면 내가 부족한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노력하면 되지.
아무리 교학사 교과서의 시장에서의 진입 실패로 인한 좌절감이 크다 하더라도, 그 좌절감을 국가 권력을 동원해서 다른 교과서를 다 없애버리고 교학사 교과서 하나를 국정교과서로 만드는 식으로 대처하는 것은 저는 되게 전체주의적인 북한을 흉내내는 졸렬한 짓이다. 저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어요. (끝) (JTBC 밤샘토론, 11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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