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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에서 ‘공급 과잉’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용인은 2005~2006년 집값이 급등했던 이른바 ‘버블 세븐’에 속했으나,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거품이 붕괴하면서 집값이 급락하고 ‘미분양의 무덤’으로까지 불리는 등 몸살을 앓았던 곳이다.
18일 ‘부동산 114’ 등 부동산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용인에 공급된 새 아파트 분양 물량은 2만5632가구로, 분양 물량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껏 공급이 가장 많았던 2007년과 2008년 두 해의 분양 물량(2만6696가구)과 맞먹는 수치이다. 또 최근 4년간의 분양 물량인 1만가구에 견주면 2.5배에 이른다.
이처럼 용인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급증한 것은 건설사들이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그동안 묵혀뒀던 택지지구 등에서 한꺼번에 분양을 재개한데 따른 것이다. 지에스(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사들이 기흥역세권지구, 역북지구, 동천2지구, 성복지구 등에서 줄지어 아파트 공급에 나섰고, 최근에는 대림산업이 처인구 남사면에서 6725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 ‘e편한세상 한숲시티’의 분양을 시작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런 ‘밀어내기식’ 공급이 가져올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은 투자자들이 몰리며 청약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2~3년 뒤 입주 때는 공급 과잉이 빚어져 미입주 사태가 초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용인에는 9월 현재 ‘완공 후 미분양’ 주택이 2784가구에 이를 정도로, 도처에 ‘불꺼진 집’들이 있다. 입주 예정인 주택까지 포함한 전체 미분양 가구 수는 4247가구로, 수도권은 물론 전국을 통틀어 가장 많다.
부동산 업계 일각에선 용인이 한때 ‘중대형 아파트의 메카’로 통했지만 지금은 건설사들이 수요가 두터운 중소형 위주로 짓고 있어 이전과는 사정이 달라졌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지에스건설이 수지구 동천동에 선보인‘동천 자이’는 전용면적이 74~100㎡인 1437가구 가운데 중소형 비율이 84%에 이르며,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한숲시티’도 전용면적이 44~103㎡인 6725가구 가운데 89%가 중소형이다.
앞서 올해 기흥역세권 등지에서 공급된 용인시내의 중소형 아파트들은 대부분 100%에 가까운 계약률을 달성했다. 현재 용인시내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가운데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비율이 81%에 이르는 점과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올 가을을 분수령으로 분양 열기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번주 청약에 들어간 ‘동천 자이’나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등의 분양가가 3.3㎡당 1500만원대에 이르는 등 최근 분양가가 부쩍 높아져 수요자들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따져보고 신중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용인은 현재 청약을 받거나 계약 중인 아파트가 1만가구에 이를 정도로 공급이 몰려 있다. 한껏 달아올랐던 분양 열기가 식고 계약률이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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