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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과 애정행각을 벌여 그 아내에게 고통을 줬다면 간통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위자료를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A(54·여)씨의 남편 B(54)씨는 업무관계로 10년 동안 알고 지낸 C(46·여)씨와 2014년 봄부터 부쩍 가까워졌다. B씨와 C씨는 같은해 3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110회에 걸쳐 메시지를 주고 받거나 전화 통화를 했다. 어떤 날에는 하루에만 25차례나 연락을 주고 받기도 했다.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메시지에는 직설적인 애정 표현도 담겨 있었다. 두 사람은 같은 기간 10여차례나 대전과 부산 등지에 동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밀월(蜜月)관계는 A씨에게 꼬리를 잡혔다. A씨는 "C씨가 남편과 부정행위를 해 혼인생활이 파탄났다"며 "C씨는 위자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C씨는 "업무로 B씨를 알게 돼 연락하며 지낸 것이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B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은 감정을 과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고, B씨가 이혼하고 혼자 산다고 해 유부남인지도 몰랐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0단독 원정숙 판사는 A씨가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5018988)에서 "C씨는 A씨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19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원 판사는 판결문에서 "제3자가 부부 일방과 부정행위를 해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때의 부정행위는 간통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간통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반하는 일체의 부정한 행위를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B씨와 10년 업무관계로 긴밀했던 점을 감안할 때 C씨는 B씨가 유부남이란 사실을 알았다고 봐야 한다"며 "그럼에도 C씨는 B씨에게 연인관계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감정표현을 했고, B씨에게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도 수십차례 연락해 A씨의 부부생활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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