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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리가 얼굴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할머니를 무조건 단속하는 건 아니고 먼저 계도를 하고,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다"며 방침을 설명했다.
할머니들도 간간이 벌어지는 경찰 단속 상황에서도 이 일을 그만둘 수는 없는 형편이라고 강변한다.
손님을 찾아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던 A할머니는 "(성매매 알선) 이거 불법이잖아. 경찰이 보는데서 영업을 하면 뭐라고 하지. 그렇지만 단속에 걸리는 거야 재수지 뭐"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지팡이를 짚고 일하는 B할머니는 "단속이 필요 없어. 쪽방이니까 없는 사람이 사는 거 다 알잖아"라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여기는 경찰서 근처라 손님하고 싸우면 안 되기 때문에 어린 사람은 못 써. 매너가 나쁘면 안 되잖아"라며 "(성매매를 온) 여성이 손님하고 싸우지 않고, 또 잘해주니까 조용하잖아"라고 귀띔했다.
◇"50년 일해 자식 셋 키워"…성매매 알선이 유일 생계수단
대부분의 할머니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걸린 탓에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이곳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이들은 대부분 70~80대 노인이다. 고령에 걸음걸이가 불편한 이들도 많다. 이 일이 아니면 다른 생계수단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열심히 손님을 쫓던 C할머니는 "매일 12시에 나와 새벽 2~3시간씩 영업을 한다"며 "운이 좋아야 하루에 손님 한 두 명을 데려온다. 요새는 다 좋은 데로 가지 뭐하러 이런데 찾아오겠나"라고 푸념했다.
B할머니는 "우리 아저씨가 30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이렇게 지금까지 살아왔어. 그러다가 6월에 중풍을 맞아 지금 병원에 있어. 움직이지 못해"라며 "내가 집안의 가장이라 돈을 벌어야지"라고 말했다.
작은 체구에 검버섯이 많이 핀 D할머니도 "여기서 일한지 15년 됐어. 내 방은 아니고 세를 내고 하는 거야"라며 "자식들은 시집, 장가가서 지들끼리 잘 살아. 나하고 할아버지 둘만 사는데 나이 먹고 이제 아파서 일도 못해. 근데 이 일은 편한 시간에 나와서 할 수 있잖아"라고 설명했다.
두꺼운 점퍼에 곱슬 파마를 한 E할머니는 "아들 셋을 가르치다보니까 이곳에만 한 50년 있었지. 다 가르쳐서 장가보내고 나니까 늙은이만 남았어. 영감도 작년에 떠나보냈고…"라며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자식들이 다 괜찮아. 저희들 밥은 먹고 살아"라며 "나 혼자 먹고 살아야 하는데 요즘 장사가 안 돼. 그래서 날씨 좀 좋으면 나와 보고, 추우면 못 나오고 하지"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새벽 2시. 깊은 어둠과 추위가 서울역광장을 뒤덮고, 인적이 사라지고 나서야 할머니도 하나 둘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불법과 생업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서울역광장을 삶의 터전으로 잡은 할머니들. 이들의 하루가 이렇게 또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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