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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며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며 소비심리는 하강했지만 소비 증가율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을 웃돌았습니다.
오늘(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8%로 2011년(2.9%)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012년부터 3년간 1%대에 그쳤습니다. 2014년엔 1.7%까지 떨어졌다가 2015년 2.2%, 2016년 2.5%, 2017년 2.6%로 서서히 높아졌습니다.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넘은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해에는 건설과 설비투자가 꺾인 가운데 소비가 성장세를 받쳐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민간소비 성장기여도가 1.4%포인트로 2011년(1.5%포인트)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성장기여도는 2014년에 0.9%포인트로 떨어졌다가 점차 상승했습니다.
소비 내역을 보면 내구재 증가율이 6.2%로 높았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상반기 8.3%, 하반기에 4.2% 늘었습니다. 미세먼지 문제로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 판매가 늘었습니다. 여름엔 폭염 때문에 에어컨이 많이 팔렸고 건조기도 판매가 증가했습니다. 상반기엔 수입차가 많이 팔렸는데 규제 강화를 앞두고 업체들이 재고소진에 나선 영향이 있었습니다.
준내구재도 5.9% 증가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상반기 4.6%, 하반기 7.2%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옷과 가방, 화장품 판매도 꾸준히 이뤄졌습니다. 중국 관광객들의 면세점 구매에 더해 젊은 층의 소비도 꾸준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연초엔 평창동계올림픽 효과가 있었고 4분기엔 서비스 소비가 많았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의료비 지출이 많았고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오락문화 분야에서 소비가 늘었습니다.
다만, 민간소비에 포함되는 해외소비는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이었습니다. 출국자 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분기 14.3%, 2분기 12.8%에서 3분기와 4분기에는 3%대로 떨어졌습니다. 2016년은 15.9%, 2017년은 18.4%로 크게 뛰었습니다.
지난해 소비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일자리 증가 규모가 줄어들고 소비자심리지수(1월 109.9→ 12월 96.9)는 상반기엔 예년보다 높았지만 연말엔 비관론이 우세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확대된 배경으로는 임금 상승과 정부 재정효과가 꼽힙니다.
명목임금이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 1분기 7.9%, 2분기 4.2%, 3분기 2.9% 높아졌습니다. 2016년 3.8%와 2017년 3.3%에 비하면 상당히 높습니다. 작년 초 대기업 특별급여 지급 등이 주요인이고 최저임금 인상 효과도 약간 있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9월부터는 기초연금 인상과 아동수당 지급 등으로 정부 이전지출이 수조원 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한은의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6%로 작년보다 낮습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는 같습니다.
가계소득 증가세도 둔화될 것으로 봤습니다. 고용 여건은 나아지지만 명목임금 상승률은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소비심리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정부 이전지출 확대와 유류세 인하 등 내수활성화 정책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세가격 안정세와 물가 오름세 둔화도 실질 구매력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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