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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신이라고 말하면 깜빡 믿었을 것 같은 그 데이비드 보위가 죽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이들은 어젯밤 옹기종기 바에 모여 '스페이스 오디티'를 들으며 고성방가를 하거나 고성방가를 하는 사람의 모습에서 위안을 얻어야 했다. 허핑턴포스트는 그래도 떨쳐내지 못한 슬픔을 나누기 위해 보위를 사랑한 10명의 음악 관계자와 애호가들로부터 그들이 가장 사랑한 보위의 노래와 사랑한 이유를 달라 청했다.
바쁜 일에 치어 애도의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했다면, 지금 잠시 다른 이들의 슬픔을 공유하며 그의 노래를 들어보자.
Life on Mars?(1971)
“화성으로 돌아가셨을까? 지구성인의 한사람으로서 사랑과 안녕을 보냅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_김인수(크라잉넛 멤버)
Starman(1972)
"헤이 지기, 화성에서 다시 만나요."_차승우(‘더 모노톤즈’ 기타리스트)
Velvet Goldmine(1972)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보위의 걸작 중 하나. 계속 반복해 들어도 쉬이 질리지 않는다. 매혹적으로 음험한 코러스를 사랑한다. 하여튼 그의 죽음으로 충격받았다. 중요한 일이 아니면 당분간 전화하지 말 것."_ 배순탁(음악 작가)
Space Oddity(1969)
“당신이 타인과 조금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자랐다면 데이비드 보위의 죽음은 다른 뮤지션들의 죽음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게 틀림없다. 그는 당신에게 젠더와 삶의 방식에 대한 고정관념에 갇힐 필요 없이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도 아름답다고 노래했다. 우리 모두 하루는 영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노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외로웠던 세상의 모든 영혼들에게 ‘Space Oddity’는 완벽한 음악적 탈출선이었다. 보위는 당신에게 속삭였다. 우리는 작은 깡통 같은 우주선을 타고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외로운 존재들이라고.”_김도훈(‘허핑턴포스트’ 편집장)
TVC 15(1976)
"보위의 죽음이 충격적인 건 지구인 같지 않은 그의 신비함 때문이다. 생로병사를 초월할 것 같았던 그이기에 심장에 구멍이 뻥 뚫린 기분이다. 에디터의 연락이 있기까지 보위의 사망 소식을 몰랐기에 순간 떠오른 곡이 ‘TVC15’. 같은 앨범에 실린 다른 곡들과는 이질적인 업템포 로큰롤이지만.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사랑했어요!"_정원석(음악평론가)
Heroes(1977)
“이 노래와 관련된 두 번의 멋진 순간이 있다. 1992년 프레디 머큐리 추모 공연에서 데이비드 보위는 ‘heroes’를 부른 후 무릎을 꿇고 기도문을 외웠다. 2000년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그는 30년 전 이 무대에서 입었던 옷을 다시 입고 올라와 ‘heroes’를 불렀다. 두 순간 모두 숭고하고 영적이기까지 하다. 음악 술집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면, 나는 잠시 대화를 멈추게 된다. 취하면 취할수록 알 수 없는 벅찬 감정이 몸을 휘감는다. 마치 내가 1992년, 2000년에 데이비드 보위의 앞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앞으로도 그를 기억할 때마다 이 노래를 듣게 될 것이다.”_김작가(음악평론가)
Sound and vision(1977)
“40년 전 발표될 때나 지금이나, 보위의 음악은 어떤 세대의 음악이라고 규정할 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젊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점이다.”_정승환(‘라커스’ 디제이)
Modern Love(1983)
"보위는 이 곡이 리틑 리차드의 영향을 받아 만든 곡이라 했다. 리듬은 거침없이 달려가고 보위는 시원시원하게 내지르지만, 멜로디에는 아련함이 가득하다. 메기고 받는 코러스, 흐드러진 색소폰도 절묘하다. 고등학교 때 '이건 나만 좋아하는 노래일 거야'라고 생각하며 들었는데 알고 보니 엄청나게 유명한 노래였다. 생각해보면 베스트 앨범을 들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건 20세기의 바보나 할 수 있었던 짓이다."_이원열(‘원 트릭 포니스’ 보컬)
Where are we now(2013)
“2013년, 데이비드 보위가 아무도 모르게 준비한 10년 만의 새 앨범 의 선 공개 트랙. 그는 자신이 떠나온 베를린 그 거리로 돌아가 여태 그랬듯 또 다른 세계를 만들고,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 시간이 그에게, 또 우리에게 허락되었다는 것만으로 감사할 뿐이다.”_조하나(에디터)
Lazarus(2016)
“삶의 유일한 메리트는 자신이 어떻게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자신의 마지막 가는 길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구 위 괴짜들의 선지자이자 수호자였던 데이비드 보위가 택한 마지막은 누구보다도 독립적이고 자주적이었다. 그가 죽기 사흘 전 발표된 'Lazarus'의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장면에서, 데이비드 보위는 마치 관뚜껑을 닫듯 옷장의 문을 스스로 닫는다. 그리고 어쩌겠느냐는 투로 읊조린다. 'Look up here, I'm in heaven'. 내가 알았던 그 어떤 록스타보다 멋지고 충실한 이별의 인사다. 그가 그리고자 했던 삶의 마지막을, 그 모습 그대로 지켜내고 싶다. 굿바이 스타맨. 당신의 별에서 다시 만나게 될 그 날까지.”_김윤하(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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