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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스다코타 주의 유전 개발 |
사진 : 유진 리처즈 |
폐가스에서 불기둥이 치솟아 오르는 모습은 미국 노스다코타 주 평원에서 새롭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 지역에서는 채굴하기 힘든 곳에 매장된 원유를 추출할 수 있는 수압파쇄 및 방향시추 기술 덕에 석유 개발 열풍이 일었다. |
사진 속의 원유 펌프는 리처드와 브렌다 조겐슨 부부의 이웃들의 사유지에 세워졌다. 그러나 정작 유정은 조겐슨 부부의 사유지 아래에 있다. 많은 농장주들과 마찬가지로 이들 부부도 땅만 소유했을 뿐 그곳의 광물 채굴권은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유정의 위치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다. 조겐슨 부부의 손주들이 타는 그네에서 보이는 곳에 앞으로 유정 3개가 더 들어설 예정이다.
왓포드 시티의 버려진 농장 건물을 따라 이동식 주택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이는 꾸준히 줄어들던 노스다코타 주의 인구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다. 2010년 이후 이 유전지대로 외지인 수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 몰려들고 있다. 대다수가 경기 침체를 피해온 사람들이다. 이곳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이들은 결국 노숙자나 실업자로 전락한다.
스스로를 “거친 트럭 운전사”라 부르는 수전 코넬이 자신의 18륜 유조 트럭에 실린 염수를 폐수 처리 탱크에 옮기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코넬과 달리 대부분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브렌다 조겐슨이 화이트 어스 밸리가 내려다보이는 집 가까이에서 빨래를 넌 뒤 잡초를 뽑고 있다. 가족 소유의 땅과 그 주변에서 유정 굴착 공사가 진행되고 계곡 바닥을 따라 고압가스관이 건설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그녀는 지난 30년 넘게 가족들이 누려온 전원생활이 끝날까봐 걱정이 된다. “평온이 무너지고 있어요.” 그녀는 말한다.
통신위성이 찍은 노스다코타 서북부 지방의 야경. 몇 년 전만 해도 밤이 되면 깜깜했던 이 지방은 지금 원유굴착장치와 타오르는 가스 화염, 그리고 석유 개발 열풍을 타고 몰려든 일꾼들을 위해 지어진 새로운 주택에서 나오는 불빛으로 휘황하다. |
에핑 부근에서 알린 피셔가 허리에 손을 얹은 채 유정 보수 작업을 감독하는 가운데 인부들이 대형 시추관을 더 작고 값싼 시추관으로 교체하고 있다. 노스다코타 주 서부 지역에서는 약 8000개의 유정이 시추됐고 이후에는 그 수가 5만 개로 늘어날 수도 있다. |
유정에서 원유와 천연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가운데 인부들이 작업대에 서서 길이 3km의 육중한 강철 시추관을 한 번에 한 구간(9.75m)씩 뽑아 해체하고 있다. 이들은 이처럼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는 대가로 최대 12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트래비스 콕스가 인부들이 원유시추 파이프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쏟아져나온 원유를 가두어 두는 탱크에서 원유를 다시 뽑아내고 있다. 원유도 성가신 존재지만 새어나오는 가스는 불이 붙어 심한 화상을 유발할 수 있고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빗물과 시추공 폐수가 방수포를 덧댄 웅덩이에 고여 있다. 이 웅덩이는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의 성소인 선더뷰트 기슭에 있다. 전설에 따르면 이 외딴 언덕은 세계에 비를 내리는 원천이다. 수압파쇄 작업에는 많은 양의 담수가 필요하다. 따라서 가뭄에 취약한 이 지역에서 대수층이 줄고 오염될까봐 주민들 다수가 우려하고 있다.
티오가의 주민들이 독립기념일 축제 행렬이 벌어지는 동안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근에는 원유를 다른 지방으로 운송하기 위해 거대한 철도기지가 건설되고 있다. 1951년 티오가 부근에서 원유가 발견되면서 노스다코타 주에 처음으로 석유 개발 열풍이 일었다.
노스다코타 주 서부 지역에서는 이따금 트럭 축제가 벌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이 마을들은 규모는 작지만 대도시처럼 교통이 붐비고 유조 트럭들이 농촌의 자갈길을 내달리기 때문이다. 이곳에 오래 산 주민들에게는 상점이나 교회에 갈 때 차를 몰고 가는 것이 번거롭고 위험한 일이 돼버렸다.
유정에서 일하는 시추 근로자들(왼쪽부터 제리 로버츠, T. J. 히블리, 월리스 버넷)이 왓포드 시티 남쪽에 있는 ‘남성 야영지’에서 기름범벅이 된 작업복을 벗고 장난스런 자세를 취한다. 이곳 야영지에는 미시시피 주에서 일자리를 찾아온 사람들이 살고 있다. 유전 근로자들은 대부분 임시직이지만 왓포드 시티장은 이들이 가족과 함께 정착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유전 근로자들은 가족들과 이주하기보다는 고향에 부칠 생활비를 버는 데 마음이 가 있다.
왓포드 시티에 세워진 이 남성 간이숙소들은 협소하고 보잘 것 없지만 대부분의 석유 노동자들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트럭 운전석이나 캠핑용 자동차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특히 겨울에는 더욱 요긴하다.
남성 간이숙소의 공동주방에서 석유 노동자들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이곳의 활기찬 분위기는 대학 기숙사와도 비슷하다. 여러 지역에서 온 배경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커티스 히블리(왼쪽)가 미시시피 주의 집에 있는 아내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그동안 그의 룸메이트인 대니 리데트는 TV를 보고 있다. 이들은 3주는 일하고 3주는 쉬기 때문에 이들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가족들은 어려움이 많다.
트래비스 히블리(왼쪽)가 왓포드 시티에 있는 재향군인회관 바에서 당구를 치고 있다. 유전에서 일하는 수천 명의 남성들에게 안전하고 합법적인 오락시설을 마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네소타 주 출신의 한 남성이 주검이 돼 천으로 덮여 있다. 그는 왓포드 시티의 한 주유소 밖에서 폐렴으로 쓰러져 숨을 거뒀다. 왓포드 시티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응급 상황 및 범죄도 급증해 기존의 공공 서비스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베키 존스턴과 그녀의 10대 아들 타일러(장난감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는 윌리스턴에 있는 이 아파트 단지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존스턴은 이웃들과 마찬가지로 떠날 수밖에 없다. 한 석유회사가 근로자들의 숙소로 쓰기 위해 이 아파트를 사들인 뒤 세입자들을 내쫓았기 때문이다. 유전지대 전역에 걸쳐 집세가 최고 5배까지 뛰면서 소득이 낮거나 고정 수입으로 사는 사람들이 살던 곳을 떠나고 있다.
미국 노스다코타 주의 유전 개발 |
사진 : 유진 리처즈 |
천연가스 불길이 차량과 농기구들이 버려진 저녁 들녘을 밝히고 있다. 이 지역은 급격하게 변모하고 있어 변화 이후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우리는 제어하기 힘든 거대한 산업을 가동시켰어요.” 노스다코타 주 출신 역사학자 클레이 젠킨슨은 말한다. 그 거대 산업이 지금 미국의 에너지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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