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으로는 불가능해도 중절 수술 해드립니다"…대놓고 버젓이 광고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가 우리나라에서 불법 낙태 수술 광고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 다른 포털 사이트도 사정은 비슷하지만 보건 당국의 단속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환경TV는 지난 26일 '언제든지 중절 수술과 관련한 문의를 받겠다'는 유튜브 광고를 보고 메시지를 보내 봤다. 그러자 '전화문의 주시면 상세한 안내 드리겠습니다'라는 답장이 왔고 곧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건 업체 관계자는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으로부터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낙태를 '권유'했다. 더구나 이 업체는 임신 중절 수술 상담을 받으면서 이름도 나이도 지병의 유무도 묻지 않았다. 그야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중절 수술을 해주겠다는 격이다.

임신 기간을 묻는 질문에 "30주가 됐다"고 대답해 봤다. 개월 수로 따지면 임신 8개월이다.

설마 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상상을 초월했다.

해당 산부인과 병원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으로 구성된 우리 병원에서는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라며 "예약하시면 병원 이름과 함께 홈페이지를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실정법상 낙태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임신 중절을 할 수 있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모자보건법 제14조에 따라 산모나 산모의 배우자가 우생학적ㆍ유전적ㆍ전염성 질환을 갖고 있거나 강간(준강간)과 근친 간에 의한 임신, 보건의학적 이유로 산모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런 예외적인 경우에도 임신 기간이 24주를 넘어서게 되면 법적으로는 모든 임신 중절 수술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24주를 넘어선 태아에 대해 중절 수술을 했을 경우 산모의 건강 문제도 문제지만, 24주를 넘어선 태아의 경우 한 '생명'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해당 업체는 임신 30주라고 했는데도 '법적으로는 불가능' 한 것을 알면서도 버젓이 중절 수술을 해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충격적인 답변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설마 하며 "생각해보니 임신 기간이 30주가 넘은 것 같다"고 하자 '그래도 해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32주까지 수술할 수 있다"며 "33주가 조금 넘어도 산모의 상태가 괜찮다면 수술은 가능하다. 어느 수술이나 위험 요소는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임신 33주면 임신 9개월 차다. 출산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기다. 이 시기 태아는 심장은 물론 감각 체계가 다 갖춰져 웃고 화내고 찡그리는 등 다양한 표정까지 지을 수 있다.

이런 태아를 '낙태'하는 것은 사실상 살인 행위에 가깝다.

그런데도 버젓이 '수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신중절 광고 자체 불법..30주 중절 '가격' 4백만 원

해당 통화 내용은 환경TV뉴스 기자가 지난 26일 유튜브에 올라온 불법 중절 수술 광고에 게시된 전화로 직접 통화해 본 내용이다.

이같은 '안내'가 끝난 후 관계자에게 불법 중절 수술의 가격을 물었다. 비밀스럽게 이루어지는 수술이니만큼 관계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을 제시했다. 30주 기준 400만 원이 수술 '가격'이다.

의료법 제27조 3항(환자유인행위 금지조항)에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절 수술의 합법, 불법 여부를 떠나 임신중절 광고 자체가 불법이지만, 유뷰브 등 온라인에선 이같은 불법 중절 수술 광고가 넘쳐난다.

실제 포털 사이트 및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을 살펴보면 '중절 수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중절 수술 되는 거에요?' '중절 수술 상담하고 싶습니다' '중절 수술 가능한 것인지' 등의 게시물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해당 문의엔 어떻게 하라는 '친절한' 댓글들이 여지없이 달려 있다. 문제는 '답변' 자체가 아니라 '쪽지' 등을 통해 실제 불법 임신 중절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