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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1일(현지시간) 신생아에게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이 이례적인 사례라고 보고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WHO는 이날 저녁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긴급위원회 회의 결과 지카 바이러스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한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신생아 출산에 소두증 등을 유발하는지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지만, 사태의 위협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여행이나 교역에 대한 금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국제적인 신속한 공동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찬 총장은 "긴급위원회 전문가들이 여러 증거를 검토하고 소두증이나 신경마비 증세 등이 나타나는 것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이며 (브라질 등 남미는 물론) 세계 다른 지역의 공중보건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면서 "개인은 물론 특히 임신한 여성들이 모기에 대한 대처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찬 총장은 또 "(지카 바이러스 발병지역에) 여행을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의사와 상의하거나 긴 팔의 상의나 바지, 모기 퇴치제 등 개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긴급위원회 데이비드 헤이만 위원장도 "지카 바이러스에 의해 신경마비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지 아직 증명하기 어렵지만, 사태가 확산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과 치료법 등이 빨리 나오도록 하면서 현재의 확산 추세를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HO가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WHO를 비롯한 국제 의료 기관들의 재원이나 인력 등은 지카 바이러스 차단과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집중된다. WHO 미주지역 본부는 지카 바이러스와 비슷한 뎅기열 등의 발생 사례 등을 고려해 미주지역에서만 300만∼400만명이 감염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현재 브라질을 중심으로 파나마 등 중남미로 확산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감염자가 발견되는 등 동남아에도 이미 전파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WHO는 지난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1만 1천 명 이상이 사망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도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었다. 그러나 이미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이후 뒤늦게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해 늑장 대응을 한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WHO가 이날 긴급위원회 회의가 끝나자마자 그 결과를 발표한 것도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 당시 빗발친 늑장 대응이란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찬 WHO 사무총장은 아직 브라질만 집중적으로 지카 바이러스가 나타나는데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소두증 등 심각한 결과가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면서 즉각적인 상황 대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브라질 보건당국은 이날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혈액체취를 금지하고, 각 지역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발생 상황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지카 바이러스 차단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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