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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도시락.
GS25 “국가보훈처 독립운동가 명단 받아 제작한 것” 해명
편의점 ‘GS25’에서 판매 중인 ‘독립운동가 소개 도시락’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소개된 인물 중 한 명인 이승만 전 대통령이 독립운동가 명단에 오르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 온라인 공간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GS25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한 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내용을 적은 스티커를 만들었다. 국가보훈처에서 임시정부 수립 관련 독립운동 인사 명단을 받아 제작한 스티커였다. 지난달 ‘여성 독립운동가를 기리자’는 테마에서 이어진 이벤트다. 이 스티커는 1일부터 도시락에 부착돼 소비자에게 전달됐다. 스티커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인사의 이름과 생애, 업적이 적혀 있다.
논란은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GS25 근황’이라며 이 전 대통령 스티커 관련 내용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 스티커에는 이 전 대통령의 호인 우남과 그의 출생 및 사망 시기, 업적 등을 정리한 내용이 담겼다. 그의 업적으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통령 선출, 워싱턴에 구미위원부 설립, 대한민동지회 결성, 주미외교위원부 위원장,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 게시물에는 “하와이 맛이냐”, “두 번이나 쫓겨난 대통령인데”라며 이 전 대통령의 공(功)보다는 과(?)를 지적하는 내용의 댓글들이 주로 달렸다. “(6ㆍ25전쟁 때 서울을 두고) 도망친 주제에 자기 믿고 남아있었던 사람들(국민들), 돌아오자마자 빨갱이 잡아야 한다면서….국부 드립치는 것들은 정말”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이 1950년 6ㆍ25 전쟁 초기 서울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대전 이남으로 피신한 일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급기야 “앞으로 GS25 편의점 불매 운동을 하겠다”는 댓글까지 나왔다. 물론 댓글 중에는 "애초에 보훈처에서 잘못한 게 아니냐", "취지는 좋은데 안타깝다", "보훈처를 비판하고 싶었던 GS25의 큰 그림일 수도 있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논란이 가열되자 GS25 측은 “국가보훈처에서 받은 명단을 그대로 스티커로 만들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GS25 커뮤니케이션팀 담당자는 9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저희는 역사를 평가하는 입장이 아니라 믿을만한 국가보훈처에 문의해 명단을 받았다”며 “국가보훈처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인물에 대해 ‘역사 알리기’ 사업에 동참하는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담당자는 또 “후손으로서 혹시 우리가 모르고 있는, 무명으로 스러진 임시정부 인사를 기억하고자 이름을 비워둔 스티커도 발행했다”고 덧붙였다.
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을 살펴 보면 이 전 대통령은 ‘임시정부’ 계열의 독립유공자로 분류돼있다. 이 전 대통령의 공적 정보에는 “1919년 4월 상해에서 조직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대통령으로 추대되었다. 1919년 4월 필라델피아에서 한인대표자대회를 소집하여 독립방략을 논의하고 독립의지를 세계여론에 호소했다. 동년 8월 워싱턴에 구미위원부를 설치해 외교운동과 독립자금을 모집했다”는 내용과 “1925년 임시정부로부터 임시대통령직에서 면직되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GS25는 지난해 8월에도 독립운동가 100인을 기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당시 GS25는 8월 한 달간 국가보훈처에서 받은 독립운동가 100인 명단으로 제작한 스티커를 도시락에 부착, 판매해 호응을 얻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돕는 팔찌를 제작해 소비자들에게 선착순으로 배포하기도 했다.
한국일보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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