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따라 웃지 않았다우연의 일치인지는 알 수 없지만 도처에서 우리 기업과 나에 대한 위협의 증세가 보여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김태수의 그룹에서 노사문제가 발생하였는데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고 있다모두들 잠자코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예전 같으면 충분히 타협이 되었을 터인데 조합원들의 구호는 이제 내 재산을 사회와 노동자들에게 환원시키라는 거야한세웅은 팔걸이에 양팔을 얹고는 빙긋 웃었다안 될 것도 없지 본래 대아건설은 경영이 부실했던 명신건설을 거저 가져오다시피 했으니까 보스사미르가 그의 말을 자르고 나섰다김회장의 이야기로는 부추기는 세력이 있다는 겁니다 회사의 창고에 불을 지르는 난동을 피워도 경찰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합니다그를 바라본 채 한세웅은 입을 열지 않았다오회장의 보고를 읽어 보셨지 않습니까 한국전신이 국가의 기밀을 누설시킬 염려가 있다고 정보기관에서 사찰이 나왔다는 우리의 정보망은 곧 무력해집니다사미르가 주위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우리 모하메드한 운송회사도 일본의 도요다그룹과 할리드의 제휴로 위험한 상태가 되어 갑니다 만일 그들의 뜻대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매출액이 10억 불 줄어들 뿐만 아니라 자금 회전도 어려워져서사미르는 침을 끌어모아 삼켰다이런 사건들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사미르가 박영태를 바라보았다한국에서 들어온 사람들 지금도 이곳에 있지 않소그렇습니다 사미르씨긴장한 박영태가 몸을 꿋꿋하게 세웠다오늘도 이곳 빌딩에 와서는 둘러보고 갔습니다 어제는 회장님의 숙소 주위를 두 시간 동안이나 살펴보고 갔습니다이것이 모두 우연입니까 아닙니다사미르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마푸즈가 뚫어질 듯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박영태는 조심스럽게 침을 삼켰다 아까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으나 그것은 불안감 때문은 아니었다 이쪽에 앉은 사미르나 마푸즈 그리고 한세웅의 모습이 마치 전쟁을 여러 번 치르고 난 노장들의 모습처럼 보였고 그것은 자신의 가슴을 흥분으로 울렁거리게 했다젯다는 1980년대부터 중국의 상품들을 수입해 왔다 중국산 제품은 주로 의류 등의 경공업제품이 많았고 품질은 조잡하였지만 다른 국가보다도 가격이 월등하게 쌌기 때문에 저급품 시장은 중국산이 주종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