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뜯기고는 하소연할 데가 없었던 모양이지 두 손이 묶여 있었으므로 이자정은 두 팔을 들어 소매 끝으로 이마 의 땀을 닦았다 방에 가둬 놓을 때는 결박을 풀어 주었으나 이런 때에 는 묶어 두었다 난 너하고는 이제 아무런 감정이 없어 그리고 지딘 일에 대해서 말하기도 싫고 이제 그만 날 보내 줘 넌 이 집에서 못 나가 네가 말할 때까지 갇혀 있어야 돼 납치교사로 고소할거야 그러면 너는 끝장이야 끝장은 누가 나고 있는데 그러다가 박주경은 이런 말싸움에 짜증이 났는지 벌떡 일어섰다 네년을 고문시키도록 하겠다 네가 자백할 때까지 날 죽이지 않는 한 널 꼭 잡아넣을거야 박주경 박주경이 방을 나가자 곧 두 명의 사내가 들어줬다 제각기 손에 기다랄게 만든 모래 몽둥이와 바스첫 주전자들을 나눠 들고 있었다 조한철은 풀밭에 엎드려 저택에서 들려 오는 이자영의 비명 소리를 들었다 손바닥으로 얼굴의 물기를 쓸고 난 그는 젖은 온몸을 굳히며 저택 쪽을 바라보았다 50미터종 떨어져 있는 저택은 휘황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단충집이어서 안에서 비치는 불빛으로 오가는 사람들 의 그림자가 드러났다 귀환자들 285 조한철은 온몸을 떨면서 4 5미터 앞쪽으로 더 기어갔다 놈들은 이쪽이 강을 건너오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쪽 을 경비하는사내는 커다란 유리창 밑에 서 있는 두 명의 사내밖에 없 었다 10월 중순이었으나 강물은 참다 수심이 깊고 물살이 세어서 조 한철은 50미터나 더 넘게 떠내려갔다가 이쪽 기슭으로 올라온 것이다 조한철은 다시 5 6미터를 더 기어서 앞쪽으로 다가갔다 이자영의 비명 소리는 이제 그쳐 있었으나 어편지 그것이 더 불안했다 조한철 은 앞쪽으로 기어가면서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밤 11시 50분이었다배 밑에 자갈들이 깔려 있어서 움직일 때마다덜그럭거리는소리가 났 다 그는 상반신을 세운 엉거주춤한 자세로 두 발과 손을 땅바닥에 짚 고 다가가는 짐승 같은 모습이었다 이자영의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으므로 조한철은 어금니를 물었다 자신이 그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된 것은 며칠밖에 되지 않는다 그녀와 혜어진 후 매일 밤 고통으로 시달려 오던 조한철은 그 렇게 스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