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로 시작해 '금수저'로 끝났다. '금수저'는 올 한 해 연예계를 뒤흔든 키워드다.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자녀에 대물림되는 현상을 일컫는 '금수저'는 처음 연예계에서 시작됐다. 조재현의 딸 조혜정이 잇달아 드라마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금수저 논란이 일었다. 조혜정으로부터 시작된 금수저 논란은 황신혜의 딸 이진이로 이어졌다.

이진이는 최근 SBS 단막극 '미스터리 신입생'에 캐스팅돼 촬영을 진행 중이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이진이가 엄마 황신혜의 명성에 기대 쉽게 드라마 출연 기회를 잡았다며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진이가 연기 경험이 없는 모델 출신이라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 높다.

비록 단막극이기는 하지만 여느 연기지망생 입장에서 지상파 드라마 출연 기회가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연예인 2세에 부여된 '특혜'라는 지적이다. 정식 연기를 보여준 적 없던 이진이의 갑작스런 캐스팅을 두고 시청자의 고개가 끄덕여질 리 만무하다.

앞서 이진이는 지난 6월 tvN '택시'에 출연해 황신혜의 딸이라는 혜택을 받았다는 댓글과 관련해 "이런 댓글을 많이 봤지만 엄마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쉽게 올라가면 쉽게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악플을 봤을 당시 너무 속상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진이는 이번 캐스팅으로 또 다시 엄마 덕을 봤다는 악플과 마주해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고 모델이라는 본업보다 '황신혜 딸'로 더욱 잘 알려진 현 위치에서 드라마 캐스팅을 오로지 본인 능력으로 따냈다고 항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모델 이진이의 존재는 황신혜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진이의 캐스팅을 향한 따가운 시선은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처음 금수저 논란을 불렀던 조혜정은 최근 독립영화 '오장군의 발톱' 출연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애초 주인공 캐스팅이라고 알려지면서 금수저 비난이 또 쏟아졌고, 조혜정 측은 "주인공이 아니고 작은 역할"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연기력을 지적하며 부족한 연기력으로 배우활동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일방적 비난이 쏟아졌다. 독립영화 조연급 출연인데도 비난이 나오는 것은 처음 금수저 논란 당시 박혔던 미운털이 빠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만큼 조혜정에게 금수저 논란이 앞으로 연기 행보에 적지 않은 타격이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예인 2세의 잇단 금수저 논란은 캐스팅과 걷도는 연기 역량에서 비롯했다. 이진이는 연기력 검증이 전혀 안됐고, 조혜정은 연기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며 여전히 연기력에 의문부호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금수저 논란을 키웠다.

조혜정 사례에서 보듯 금수저 논란으로 한 번 박힌 부정적 인식은 쉽게 걷어지지 않는다. 혹자는 연기력으로 떨쳐내면 된다고 하지만 그들이 보란듯 공감가는 연기를 선보인다고 출발선부터 달랐던 그들에 대한 아니꼬운 시선이 사라질 리 없다. 누구나 납득할만한 캐스팅 과정,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우'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였다면 지금 이들을 향한 편견은 응원으로 바뀌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