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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는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를 내세운 스릴러를 표방하지만, 그 속에서 ‘단단한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마주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위기로 인해 자포자기한 것처럼 보이지만, 원래부터 주체적이고 독립적이었던 여자 김유빈이 배우 박신혜로 인해 스크린에 구현됐다.
데뷔 이래 외로워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박신혜이긴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신혜가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 라미란부터 ‘침입자’(감독 손원평) 송지효, ‘결백’(감독 박상현) 신혜선에 이어 주인공으로서 여성 서사를 이끌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올 상반기 개봉한 한국영화들이 제대로된 성적표를 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예년 같았으면 좀 더 많은 관객들과 소통했을 텐데 말이다.
‘살아있다’에서 박신혜는 취미가 등산인 청년 유빈 역을 맡아 또 다른 생존자 오준우를 소화한 유아인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여성 영화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다. 여자 캐릭터가 단순히 주변부에 머무는 게 아니라 주연 캐릭터로서 성평등한 영화를 여성 영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박신혜는 생존 스릴러를 내세운 여성 영화를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남자보다 패기 있고 용감한 모습으로 좀비와 맞서 싸우며 여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에너지를 반영했다. 그동안 스릴러에서 남자가 늘 이끌었는데, ‘살아있다’는 유빈이 후반부를 이끌어간다. 그간 청순한 여자가 치정으로 얽혀 죽음을 불러왔던 것을 떠올린다면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셈이다.
살아있다는 생존을 말하지만, 여자의 내면과 용기를 마주하는 이야기로, 그간의 여성성을 버리고 다르게 해석하고 발전시킨 영화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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