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재벌기업은 왜 이 시점에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을 만들었을까.

2월27일 개봉한 정지훈 강소라 주연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은 일제강점기 희망을 잃은 시대에 쟁쟁한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휩쓴 ‘동양 자전차왕’ 엄복동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얼핏 보면 자전차 선수의 일대기를 다룬 시대극으로 보이지만 알고보면 폭력적인 일제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저항했던 독립운동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영화다.

'자전차왕 엄복동'에는 세상을 바꾸는 방법엔 총, 칼만 있는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의미와 감동이 있다. 자전차 하나로 싸운 엄복동과, 그의 활약에 열광하고 일제에 맞서 그를 지키려고 한 조선인들, 그 기적을 보여준 감동적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어 '국뽕 영화'라는 일각의 시선에도 '자전차왕 엄복동'은 현 시기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제약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셀트리온이 '자전차왕 엄복동' 제작 투자 및 배급에 뛰어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엄복동이 총, 칼도 아닌 자전차 하나로 민중의 등불이 되는 과정이 담긴 '자전차왕 엄복동'이지만 진짜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따로 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돈 벌려고 만들지 않았다"고 밝혔듯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탄생한 건 선조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일본 사업 파트너사들과의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셀트리온은 일제강점기 영화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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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화를 직접 관람하러 온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한완상 위원장은 "온 국민 멍을 치유해준 사람이 엄복동이다. 그게 바로 이 영화가 감동적인 이유다. 마라톤 손기정 선수가 간접적으로 전달했다면 엄복동은 자전차 경기에서 이김으로써 국민들에게 기쁨과 치유를 줬다.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베일을 벗는 '자전차왕 엄복동'이 관객들의 마음까지 울릴 수 있을지, 그 진정성이 관객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한편 셀트리온은 드라마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JTBC '나의 나라', SBS '배가본드' 등 새 드라마들을 준비 중인 셀트리온 서회장은 "또 의미있는 시나리오가 있다면 만들 것이다"며 의미 위주의 영화 제작 계획을 밝혀 기대감을 높인다.





[뉴스엔 박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