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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공주마저도 가부장적인 사고의 희생자다.
워싱턴포스트는 공주 같은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의 대화 내용을 분석한 언어학자 카르멘 파우트와 케런 아이젠하워의 연구를 보도했다. 결과? 매우 아쉽다.
분석 결과 공주 캐릭터들보다 남자 캐릭터들의 대사 분량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인어 공주'에서는 남성 캐릭터들이 68 대 32로 더 말을 많이 했고 '미녀와 야수'에선 남성 캐릭터들이 71%의 대화를 차지했다. 또 '포카혼타스'와 '뮬란'에선 남성 캐릭터가 75% 비율로 떠들었다. 이런 조건으로 따져볼 때 가장 가부장적인 만화 영화는 당연히 '알라딘'이었다. 남성 캐릭터들이 자그마치 90%의 대화를 장악했다.
그런데 파우트와 아이젠하워가 발견한, 위의 사실보다 더 흥미로운 점이 있다. 즉, 오히려 예전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선 여성 캐릭터의 대화가 더 큰 몫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1937년 작품 '백설공주'은 약 반반이었고 1950년에 개봉한 '신데렐라'에선 여성 캐릭터가 대화 내용의 약 60%를 차지했다. 또 1959년 작품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선 여성 캐릭터들이 71%의 대화를 주도했다. 무슨 소리냐면 공주가 러닝타임의 절반 동안 잠만 자는 영화에서도 여성 캐릭터들의 말할 기회가 남자들보다 더 높았다는 거다.
이런 추세를 보면 디즈니가 시대를 거슬러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문할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도 근래 작품에선 여성들의 목소리가 더 확대되고 있다. '라푼젤'에서는 52% 그리고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선 74%의 대화가 여성 캐릭터에게 부여됐다. 그런데 디즈니 히트작 '겨울 왕국'에선 남성 캐릭터의 대화 분량이 59%였다(여성 주인공이 둘인데도 불구하고!).
왕족이 등장하는 디즈니 영화의 경우 남성 캐릭터들이 대화를 장악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 적어도 미래의 공주들은 자기가 하고픈 말을 맘껏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너무너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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