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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이 5일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제34회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 시상자로 나선 펭수와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이정현 송은경 기자 = "펭수 당연히 알고 있었죠.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동물 아닙니까?"(방탄소년단 RM)
"진짜 팬이에요. 랩 하는 거 재밌게 봤습니다. 토크도 왜 이렇게 잘하지?"(유산슬)
지난해 하반기 무섭게 성장해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 EBS 펭귄 캐릭터 펭수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쁜 연말연시를 보냈다.
각종 연말 시상식에 참여하고 보신각 타종까지 하는가 하면,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은 물론 트로트로 신드롬을 일으킨 유산슬(유재석)까지 만나 그들 못지않은 영향력을 입증했다.
유산슬과의 만남에서는 유산슬의 '제작자'라고 할 수 있는 김태호 PD를 불러내 '자이언트 펭TV' 출연을 요구하는 배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쯤 되면 펭수에게 붙은 'EBS 연습생'이라는 꼬리표는 떨어진 지 오래다. 그리 길지 않은 연습생 생활 후 바로 슈퍼스타가 돼버린 펭수는 누구보다도 뜨거운 연말연시를 보냈다
문제는 올해다. 짧은 기간 방탄소년단, 유산슬 못지않은 행사·광고·방송 일정을 소화한 펭수는 여전히 일정에 치이는 중이다. EBS 측 역시 "상반기에도 펭수 일정은 현재처럼 유지될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펭수 본체'(펭수 안에서 연기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가 하나뿐인 게 문제다. 펭수 팬들은 이미 알음알음 알려진 펭수 본체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린다. '펭수는 그저 펭수'라는 것이다. 그래도 펭수 본체를 고려하지 않고 펭수의 무한한 일정을 이야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펭수는 뽀로로 등 다른 EBS 캐릭터들과 달리 본체의 개인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펭수 본체의 뛰어난 목소리와 행동 연기, 그리고 순발력 덕분에 펭수는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10살 펭귄이라는 펭수가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른이고 어린이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면 되는 거예요" 같은 '어록'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오롯이 본체의 힘이다.
그래서 방송가에서는 펭수의 미래에 대해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워한다. 펭수가 지난해와 같은 스퍼트로 레이스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다른 EBS 프로그램처럼 펭수 본체도 EBS와 출연자 계약을 맺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 계약이 어떤 식으로 연장될지도 주목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6일 통화에서 "펭수는 탈을 쓴 사람의 개인적 역량, 특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그 덕분에 인기를 얻었다"며 "해당 인물의 거취에 따라 펭수의 미래도 바뀐다. '1대 펭수', '2대 펭수' 이런 식으로 갈 수도 있지만, 사람이 바뀐 후 인기가 지속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캐릭터는 제작진이 '내용'을 채우기 때문에 문제없는데 펭수 같은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에 예측하기도 어렵다"며 "실제 사람과 연결돼 있다는 점 때문에 뽀로로 같은 캐릭터와 비교할 수 없는 불안정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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