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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서는 군만두 3개ㆍ 핫바 1개에 ‘4000원’
-내국인 “비싸서 안먹어”…요우커 등 주로 사먹어
-노점상들 “물가인상ㆍ직원고용으로 어쩔 수 없어”
-해넘긴 명동 노점실명제 탓이라는 지적도 나와
지난 9일 오후 늦은 시간, 명동 노점상에서 4000원짜리 만두를 시키자 철판에 구운 만두 3개가 나왔다. 명동에서 만두만 8년을 했다는 노점상은 ‘왜 이렇게 비싸냐’는 지적에 “그럼 다른 데 가서 사먹으시라”고 했다. 비싼 가격탓일까. 이날 명동 노점에서 음식을 사먹은 인원 상당수는 ‘외국인’이었다. 한국인 소비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계란빵 2000원ㆍ군만두 3개 4000원=기자가 둘러본 명동에서는 일부 상품들이 다른 지역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이날 명동의 계란빵 매대에서 판매되는 계란빵들은 1개에 2000원이었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서 물의를 빚었던 3개 4000원의 군만두와 한컵 5000원에 판매되는 컵강정, 4000원짜리 핫바도 눈길을 끌었다. 어묵과 호떡은 1개에 1500원에 판매됐다. 군밤은 한봉지에 5000원이었다.
1km가 채 떨어지지 않은 남대문 노점상에서도 같은 상품을 판매했지만 대부분 가격이 저렴했다. 남대문에서 계란빵과 컵강정은 볼 수 없었지만, 만두는 3개에 2000원, 핫바는 2000원에서 3000원 사이였고, 어묵과 호떡은 1개에 1000원이었다. 군밤은 한 봉지에 3000원. 이처럼 남대문 상품가격은 명동보다 최대 30%이상 저렴했다. 흥미로운 것은 크기. 3000원짜리 남대문 핫바는 명동 핫바보다 크기가 컸다. 어묵도 명동에서 판매되는 제품보다 남대문 제품들이 더 큼지막했다.
▶내국인들 “너무 비싸다” 불만=이같은 비싼 가격은 내국인들이 명동 노점을 찾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만이 명동에서 음식을 사먹었다.
외국인 친구와 명동을 자주 찾는다는 박세환(29ㆍ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씨는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명동을 찾을 때면 흠칫 놀라곤 한다”며 “가격표가 붙어있는 것은 둘째치고, 1만5000원이 넘는 랍스터구이 등 많은 상품들이 간식으로 먹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 씨는 “문제는 외국인 친구들이 가격이 비싼 것을 모른다는 점”이라며 “비싸다고 얘기해도 한국에서 추억이겠거니 하며 사먹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명동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혜란(27ㆍ여) 씨도 “4000원에 3개면 만두 하나에 1000원이 넘는 셈인데 길거리 음식이라고 할 수 없다”며 “고급 중국집에 가도 저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김 씨는 비싼 물가 탓에 상품 가격을 올렸다는 노점상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물가가 내린다고 상품가격을 다시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 허울좋은 핑계일 뿐”이라고 했다.
▶상인들 “다른 곳보다 추가비용이 많아서”=노점상도 할말은 있다. 노점상 A 씨는 “최근 물가가 오른 상황인데, 명동에서는 연 130만원의 노점실명제 도로 점용료까지 내야하니 다른 데보다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노점실명제란 중구청이 지난 2015년부터 도입한 1인 1노점 제도다. 중구는 지난 2015년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는 명동ㆍ남대문 일대를 대상으로 도로 점용을 허용하는 노점실명제를 도입한 후 순차적으로 시행중이다. 명동은 현재 노점실명제가 완벽하게 정착했다. 이에 노점상들은 1년에 약 130만원 정도를 구청에 도로점거료로 납부한다. 여기에 상인회에 납부해야 하는 환경개선금 등 추가적인 비용을 노점상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 노점상들은 게다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를 상대하기 위해 중국인 직원을 고용하는 등 추가적인 비용을 더욱 부담한다고 주장한다.노점상 B 씨는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하기 위해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을 고용하고, 깔끔한 노점을 위해 리어카도 신경쓴다”며 “가격이 비싼 이유가 있다”고 했다. 노점상 C씨도 “물가가 올랐기 때문에 상품가격을 일부 높이긴 했다”면서도 “명동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장사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다.
와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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