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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진료·과잉 수술 논란을 빚었던 갑상선암 진단과 수술 건수가 최근 1년 새 3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갑상선암 진단과 수술 건수 급증이 큰 폭으로 이뤄진 것도 이례적이지만, 감소폭과 속도도 유달리 크고 빨라 세계 의료계도 이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안형식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근거중심의학연구소장)는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분석 결과를 토대로 2014년 4월부터 1년 동안의 국내 갑상선암 수술 건수는 2만8000여 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4만3000여 건)보다 약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갑상선암 발생 건수 역시 30% 정도 감소했다. 급증 추세에 있던 갑상선암 발생이 갑자기 줄어든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한 안 교수의 연구 결과는 국제 최고 의학 학술지인 NEJM에 '한국 갑상선암의 '대유행', 흐름을 바꾸다'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갑상선암 진단 및 수술은 2001년 약 1000건에서 2013년 4만3000건으로 증가했다. 12년 사이에 43배 증가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3월부터 '갑상선암 과다 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가 갑상선암 과잉 진단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갑상선 초음파 검진 중단을 표명한 이후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다.
의사연대는 "갑상선에 이상 증상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갑상선 암 검진은 과잉으로 검진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고 국립암센터는 암 예방 검진을 받는 일반인이 원치 않으면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다.
갑상선암 과잉 진단 논란이 불거지면서 갑상선 수술 건수가 감소한 것이다.
한국의 갑상선암 수술 급증은 국가 암 조기검진 항목에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 암검진이 추가되며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인들 사이에 갑상선암 과잉 진단에 대한 인식이 늘어났고 이로 인한 갑상선암 수술 건수도 감소 추세다.
안형식 교수 연구팀은 갑상선암 수술 감소 원인이 갑상선암 진단 자체가 줄었는지, 아니면 진단된 환자가 수술을 안 한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건강보험 자료를 조사했다. 그 결과 수술 및 갑상선암 발생 건수 역시 30% 줄었다. 이는 환자 스스로 조기검진을 자제하면서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는 건수 자체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 교수는 "갑상선암으로 한번 진단된 환자는 대부분 수술을 받으며, 진단된 갑상선암 환자에 대해 수술하지 않고 지속적인 관찰을 하는 진료 관행의 변화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어 "갑상선암 수술 감소는 의사의 권고가 달라졌다기보다는 주로 환자의 선택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갑상선암 수술 건수 감소로 앞으로 한국의 갑상선암 사망자 수가 장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우선 지난 20년간 갑상선암 발생률과 수술 건수가 급격히 늘었지만 갑상선암 사망률을 낮추는 것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이 거론됐다. 갑상선암은 또 대부분 세포학적으로 유두암으로 사망을 초래할 가능성이 낮은 일종의 세포변형, 즉 정상적인 변종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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