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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여러분은 철없던 급식충 시절, 음악선생님이 틀어주는 모차르트의 일생을 담은 영화 <아마데우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보여주는 이 영화는 보통 불법으로 풀린 감독판일 것이기 때문에 야한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물론 이것보다 더 야한 장면도 있지만,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아내인 콘스탄체에게 젖가슴 모양의 간식을 권하는 장면 역시 야하다면 야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살리에리가 권한 간식이 실제로 존재할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이 빵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지역에서 만들어지며, "Minne di Sant'Agata (직역하면 "성녀 아가타의 가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맛은 달콤하며, 여자의 가슴을 흉내내기 위해서 저 사진처럼 위에 체리를 올려놓는게 전통이다.
발정난 펨창들은 이 빵을 보고 야한 생각만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빵에는 슬픈 전설이 숨겨져 있으니 그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는게 어떨까 싶다.
성녀 아가타는 누구인가?
가톨릭 교회에서는 수많은 성인을 기린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오늘 생수가 소개할 성녀 아가타 (Saint Agatha), 혹은 시칠리아의 아가타 (Agatha of Sicily) 이다.
그녀는 231년 즈음, 시칠리아의 부유하게 권세 있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기독교도였던 그녀는 평생을 하느님에게 바칠 생각으로 주변 남자들의 청혼을 모두 거절했다. 그런 그녀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당시 로마의 집정관이었던 퀸티아누스였다. 하지만 당연히 아가타는 그의 구애를 거절했다.
화가 난 퀸티아누스는 그녀의 신앙을 문제삼아 그녀를 강제로 매음굴에 보냈다. 그러나 그녀의 순수함이 빛난 덕분인지, 매음굴에서는 그녀를 다룰 수 없다면서 퀸티아누스에게로 다시 돌려보냈다. 그러자 퀸티아누스는 그녀를 감옥에 보내고 말았다.
로마 제국이 존재하던 고대 시기에는 끔찍한 고문과 형벌이 존재했다. 아가타 역시 감옥에서 수없이 많은 고문을 당했다. 그럼에도 그녀가 예수에 대한 신앙을 포기하지 않자, 그녀는 “잔인한 군주여, 내 몸을 이렇게 고문하고도 당신은 부끄럽지 않습니까? 당신은 여인인 어머니의 젖을 빨지 않았던가요?” 라고 말하며 퀸티아누스에게 저항했다.
이후 퀸티아누스는 그녀에게 화형을 명하지만, 그 순간 지진이 일어나 그녀는 목숨을 건진다. 그러다가 그녀는 다른 감옥으로 옮겨져 숨을 거둔다.
시칠리아의 성 아가타 축제
이 순교로 인해서 아가타는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성녀가 되었으며, 유모들 및 유방암을 앓는 자들의 수호성인이 되기도 했다. 그녀가 당한 안타까운 형벌은 이후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아마도 "아가타 빵"은 성녀 아가타를 표현한 그림에 나오는 잘린 젖가슴을 빵으로 착각한 것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시칠리아에서는 2월 2일부터 5일까지 아가타를 기리는 축제를 여는데, 이 때 아가타 빵을 만들어 먹으며 그녀를 기억한다고 한다.
(보다시피 저 그림과 상당히 비슷한 모습이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감옥 안에서의 그 모진 탄압에도 항상 당당하던 성녀 아가타의 모습을 모두들 다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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