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 3인(김종국·김정남·마이키) 완전체로 돌아온 터보가 이러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기대가 컸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터보의 정규 6집이자 데뷔 20주년 앨범이다. 유재석 박정현 제시 케이윌 산이 이하늘 지누 이상민이 참여했다. 터보의 히트곡을 다수 배출했던 주영훈과 윤일상 작곡가도 힘을 보탰다.

18일 서울 신사동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진행된 음악감상회를 통해 만난 터보는 시종일관 유쾌했다. 현장에는 웃음꽃이 끊이질 않았다. 다만 그들이 들려준 음악은 2% 아쉬웠다. 딱 `무한도전-토토가` 속 터보였다.

고민이 많아도 너무 많았을까. 아니면 장고 끝 `괜찮다` 싶은 곡은 일단 앨범에 다 담았을까. 무려 19곡이 앨범에 수록됐다. 그런데 대부분 현재 음악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보다 대중이 좋아해준 터보의 색깔을 강조하는데 치중했다.

물론 터보가 트렌드를 쫓을 이유는 없다. 김종국은 "터보하면 떠올릴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앨범이다. 그럼에도 결코 올드하지(옛 스럽지)만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우리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지금의 아이돌과 비슷한 음악을 한다면 차별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들의 진정성과 수고를 폄하할 의도는 없다. 취향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오히려 20대 이하 젊은층에게는 그들의 음악이 새로울 수도 있겠다.

김종국은 "음악은 여러 악기나 편곡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멜로디가 가장 중요하다. 요즘 아이돌의 음악을 존중하지만 그건 우리가 잘 표현하기 좋은 음악이 아니다. 무서워서 피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랫말과 세대를 아우르는 멜로디가 좋은, 터보다운, 터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한 곡 한 곡을 모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는 것이다.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 특정지어 꼬집어 말하진 않았지만 이번 터보의 음악에 대한 우려섞인 질문은 피할 수 없었다.

터보는 "팬들의 다양한 기호를 모두 맞추기는 어렵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활동을 펼 계획이다.

이번에 하지 못한 음악은 다음 앨범에서 보여드리고 싶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들어 달라"고 바랐다.

P.S) 터보의 정규 6집 더블 타이틀곡 `다시`와 `숨바꼭질`에 실망한 음악 팬이 있다면, 앨범을 그냥 접지 말고 다른 수록곡들까지 모두 들어볼 필요는 있다. 이하늘 지누 이상민이 피처링한 `가요 톱10`과 케이윌 제시가 지원사격한 `우리`, 산이의 음색이 담긴 `행복했음 좋겠다` 등은 오는 21일 음원 차트 상위권에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