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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이라고 이런 대우를 해도 되는 건가요.”
강원 홍천군 S요양원에서 생활하는 70대 김모 씨의 긴 한숨에서 서러움이 묻어났다. 그는 지난해 12월 28일 저녁식사를 마친 뒤 주방에 잠시 들렀다가 식재료로 쓰인 마요네즈 포장에 적힌 작은 글씨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유통기한 2013년 7월 11일.’ 무려 2년 반 가까이 지난 식재료였다. 소시지는 유통기한이 한 달 반 지난 11월 11일, 어묵탕에 들어간 어묵 역시 유통기한이 12월 9일이었다.
그날 저녁상에 오른 소시지와 어묵탕, 게맛살 마요네즈 무침 등을 떠올리자 구역질이 날 듯 역겨웠다. 김 씨가 추가로 주방 여기저기를 확인해보니 요양원에서 노인들에게 제공한 요구르트, 동그랑땡, 햄, 표고버섯, 피클 캔, 모두부, 쇠고기맛 다시다 등 20여 가지 식재료 모두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폐기용 식재료였다.
채널A 먹거리X파일팀의 취재 결과 이 요양원은 대형마트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유통업체로부터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한 식재료를 공짜로 가져다 반찬을 만들었다. 이틀에 한 번 이 업체를 찾아가 버려진 식품을 뒤져 승합차에 가득 싣고 오는 식이다. 해당 유통업체 관계자는 “요양원 측이 ‘닭 사료로 쓴다’고 해 가져가게 뒀다”며 “사람이 먹을 게 못 된다”고 말했다.
S요양원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닭 사료로 쓰고, 노인들의 반찬으로도 제공한 것으로 취재됐다. 이 요양원 대표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려 하자 “왜 인생을 그렇게 팍팍하게 사느냐”고 타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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