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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오뎅을 어묵의 잘못된 표기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오뎅을 어묵이라 칭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표현이다.
어묵은 생선살을 으깨 반죽한 것을 튀기거나 찌거나 구운 음식이고,
오뎅은 이 어묵과 유부, 무, 곤약, 두부, 야채 등을
꼬챙이에 꿰어 장국에 끓인 음식을 칭한다.
어묵은 그저 오뎅의 재료일 뿐인데,
그 재료에 음식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이다.
한국에서 어묵이 오뎅으로 의미가 바뀐 때는
광복과 해방 후로 유추된다.
반세기 전 일종의 모둠 냄비에 가까웠던 일품요리는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언 몸을 녹이며 먹는
친숙한 서민 음식으로 서서히 탈바꿈했다.
재미있는 점은 1990년대에 접어들어
일제강점기의 그 오뎅집이 재등장한 것이다.
일본 뒷골목 선술집 같은 분위기로 꾸민 작은 가게에서
사람들은 어깨를 부딪치며 옹기종기 둘러앉아
뜨끈한 오뎅과 정종으로 추위를 달랬다.
특히 젊은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이 오뎅집들은
오뎅바라는 명칭으로 우후죽순 생겨났으나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고 일부 업소들만이
수제로 만든 어묵을 재료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짜장면을 아무리 자장면으로 고쳐 불러달라고 해도
아직도 여전히 짜장면이라고 해야 제맛이 나듯이,
오뎅이 일본식 표현이니 어묵이라고 고쳐 부르라고 해도
오뎅이라고 해야 직성이 풀리는 건 나뿐만이 아닐게다.
이제 오뎅은 서민음식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길거리 포장마차나 이자까야같은 작은 식당에서
언 몸을 녹이며 먹는 친숙한 서민 음식이다.
하지만 근래에 서울에서는 홍대근처 오뎅바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오뎅집을 찾기가 힘들어 애석하다.
혹 잘하는 오뎅집을 아시면 소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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