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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유튜브를 보다가 죽기전 마지막으로 남긴 사진 뭐 이런 영상을 보게 됐는데
그걸 보던 중 어 저거 조작된 사진으로 밝혀진지 좀 됐는데? 싶은 사진이 나와서 검색을 해 보니
의외로 아직 조작된 사진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모를 수 있다. 살면서 어찌 세상 모든 걸 다 알 수 있겠는가.
그래서 직접 이 사진과 작가의 일생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보고자 한다.
바로 이 사진이다. 흔히 '호시노 미치오의 마지막 사진' 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는 사진.
한때 외국언론에서도 그렇고 우리나라 매일경제에도 위와 같이 자신을 습격하는 불곰에게서
도망가기 글렀다는 생각이 든 작가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작 사진으로 보도된 적이 있다.
죽음을 각오하고 마지막까지 프로정신을 발휘한 작가라니 이 얼마나 감동적인 사연인가.
그래서인지 지금 네이버 블로그 검색을 해 봐도 이렇게 쓰여있는 블로그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글만봐도 감동적이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사진으로 보면 곰과의 거리가 2~3 미터 이내로 보이는데
방탄유리 펜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날 잡아먹으러 곰이 달려드는데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에 이렇게 정확하고 또렷한 사진을 찍는게 가능할까?
카메라를 세팅해두고 수십번은 재촬영을 해야 건질까 말까한
너무나도 완벽한 구도의 생생한 순간을 죽음의 순간에 포착했다는 점이 의심스럽다.
결론을 이야기하기 앞서 먼저 이 사진을 찍었다고 알려졌던 호시노 미치오가 어떤 인물인지부터 알아보자.
바로 이 분이 호시노 미치오이다. 인상이 참 좋다.
이 양반은 도쿄의 명문 사립대인 게이오대학의 경제학부에 다니던 엘리트였다.
그러던 그가 야생사진작가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된 계기는 한권의 책에서 시작한다.
1971년 20살 대학생이었던 그는 헌책방 거리에서 우연히 [알래스카]라는 책을 집어들게 되고
거기에 소개된 '시스마레프' 라는 마을사진에 마음을 뺏겨 무작정 그 마을의 촌장에게 편지를 쓴다.
시스마레프 촌장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에 사는 호시노 미치오라는 스무살 대학생입니다.
저는 알래스카의 대자연이나 야생동물에 관심이 많습니다. 올 여름 알래스카에 갈 예정입니다.
가능하다면 시스마레프를 찾아가 한 달쯤 그곳 분들과 함께 생활해보고 싶습니다.
- 호시노 미치오
이에 마을의 촌장 클리포드 웨이드아나는
친애하는 호시노씨. 호시노씨가 우리 집에 묵을 수 있는지를 놓고 아내와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몇월에 올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우리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라는 답장을 보낸다.
1973년 알래스카로 떠나 수렵생활을 하는 에스키모 가족의 집에서 3개월간 머무르며
호시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사람으로 북적이는 도쿄에서 경제학도로 숫자와 씨름하던 그에게
넓은 대자연과 깨끗한 공기, 살아가기 위한 투쟁으로 가득한 야생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으리라..
이후 사진작가인 그가 남긴 대표적 사진들을 소개해 보자면
하프물범 새끼
서식지를 찾아 무리지어 이동하는 카리부
에스키모들이 잡은 고래를 해체하는 모습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위대한 자연사진작가로 거듭난다.
그러던 중 그의 나이 43세가 된 1996년.
러시아 캄차카 반도 쿠릴 호수 인근에서 야영을 하던 그는 불곰의 습격을 받게 된다.
여기서부터 사진과 다른 실제 진실을 이야기해 보자면
불곰의 습격을 감지한 그는 살아남기 위해 즉시 텐트를 뛰쳐나가 필사적으로 도망갔지만
뒤쫒아온 곰에게 잡혀 숲속으로 끌려갔고 그렇게 자신이 사랑했던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그럼 우리가 알고 있는 저 사진은?
누군가가 바로 요 불곰 사진에서 머리 부분만 떼어내서 교묘하게 합성한 사진이었고
포토샵 사진 공모전에 출품한 것이었는데 실제 사실과 겹쳐져서 왜곡된 것이다.
비록 합성 및 사연조작이 있었지만 그가 남긴 많은 사진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글재주가 없어서 이 글 하나 작성하는데만 1시간 걸렸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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