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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보건소와 병원 등이 ‘이동형 음압 채담 부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빠르고 안전하게 코로나19 의심환자의 검체를 채취할 수 있는 부스다. 채담은 가래를 채취하는 것을 말한다.
이 부스 개발에 아이디어를 낸 장본인이 부산 남구보건소 안여현(41) 의무사무관(의사)이다. 그는 마취통증의학을 전공하고 일산백병원과 부산고려병원에서 근무한 뒤 2016년 12월부터 부산 남구보건소에서 근무 중이다. 수술실의 감염문제에 관심이 많던 그는 지난 2월 초 코로나19사태가 터지자 기존 음압 텐트와 가래 채취 부스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자 했다.
기존 음압 텐트의 경우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과 의심 환자가 같은 공간에서 검체 채취를 해야 해 감염 위험이 높았다. 또 비교적 넓은 텐트 내 공간을 소독하고 다음 환자의 검체 채취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음압기기를 이용한 공기 순환과 텐트 내 바이러스 사멸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의심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이 계속 보호복을 갈아입어야 하는 건 더 큰 불편이자 낭비였다. 음압 텐트는 개당 2400만원으로 금액도 만만찮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시중에 보급돼 있던 기존 ‘가래 채취 음압 부스’도 문제가 많았다. 의심 환자가 직접 부스에 들어가 가래를 뱉어내야 해 정확한 채취가 어려웠다. 안 사무관은 “감염병 검사를 위해서는 정확하고 빠른 검체 채취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환자 스스로 채취하게 하면 실패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그는 코로나19사태가 터지기 시작한 지난 2월 초 기초적인 아이디어를 종이에 그려보고, 아크릴판으로 직접 제품을 만들어 음압 텐트 안에 설치해 시험도 했다. 한 달 가까이 고민하고 제품을 시험해본 뒤 지난 2월 말 아이디어를 완성해 실험실 안전제품을 주문 제작하는 경기도 안산시의 ‘랩시드’에 제작을 의뢰했다.
3월 초 납품된 제품은 그의 고안에 따라 환자만 들어가는 작은 부스에 음압 공간을 만들고, 의료진은 밖에서 부스에 손을 집어넣어 검체를 채취할 수 있게 만든 ‘글로브 박스 타입’이었다. 부스 유리를 사이에 두고 의료진과 환자가 직접 접촉하지 않고 채취 뒤에는 장갑만 바꾸면 된다. 부스 공간이 작아 음압기기의 공기 순환이 빨라 소독에도 1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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