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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프로토ㅠ
헐렁한 검은색 후드티에 짙은색 청바지를 입고 비스듬하게 서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남든다. 뭘 보고 있는 걸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그 초연한 얼굴로, 아련한 눈으로 누굴보고 있는걸까? 지금 그 까만 눈동자는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하고 있는게 그렇게 다행스러울수가 없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옆에 놓인 차트를 집어들며 그녀는 태연한 척 의자에 앉았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치아 검진 좀 받고 스켈링 하려고요.”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침을 끌꺽 삼키고 서은은 차트를 내려놓은 다음 미러를 집어들었다. 간호사가 옆에서 자동장치를 느르자 의자가 뒤로 넘어가며 그의 몸이 거의 누운 자세가 되었다. 라이트를 켜며 그녀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부드럽고 흠 없는 피부는 마치 그림 같다. 어떻게 남자가 이렇게 예쁠 수 있을까? 아니 예쁘다는 말은 틀렸다. 잘생겼다? 단순히 그 말로도 표현 할 수가 없다. 그냥 하염없이 보고 있어도 좋을것 같은 얼굴. 그의 눈이 그녀를 향하는 순간 그녀는 재빨리 팔걸이 쪽으로시선을 돌린 다음 미러를 들어올렸다. “아 하세요.” 그의 치아는 며칠전 방송 때 본 것과 똑같았다. 하얗고 고르다. 교정을 한 흔적도 없었다. 장갑을 껴서 오늘은 손에 닿는 그의 피부를 느낄 수가 없었다. 어쩐지 아쉬운 기분에 그녀는 치아를 샅샅이 살피고서 마지못해 미러를 내려놓고 차트를 보는 척 고개를 돌린 채 말했다. “별 문제 없으시고요. 스켈링 안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언제 마지막으로 하셨어요?” “여름에요.”인천공항주차대행 “그럼 안 하셔도 돼요. 다음에 하세요. 몇 달 더 있다가.” 그녀는 일어나서 장갑을 벗고 마스크를 벗으며 간호사에게 나머지를 맡긴 다음 사무실로 향했다. 어쩌다 이 병원에 온 걸까? 혹시 그녀가 있는 걸 알고 왔나? 물론 그럴 리가 없겠지. 말 같은 소릴해. 어쩌다 우연히 들른 거겠지. 그녀는 한 숨을 삼키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가운을 벗고 책상위를 정리하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저기 선생님, 환자분이 이거 전해달라고 그러시는데요.” 간호사가 그녀에게 쪽지를 내밀었다. 서은은 눈을 깜박이고서 쪽지를 받아든 다음 머뭇거리다가 펼쳤다. <저녁 같이 할래요?> 그녀는 멍하니 그것을 쳐다보고 서 있다가 간호사를 보았다. 간호사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선생님 고수민씨랑 아는 사이세요?”
- wedding-expo.kr 웨딩박람회“별 말은 안하고 쪽지 전해주고 대답 좀 전해달라고 그러던데요.” 종이를 마닞작거리고 있다가 서은은 별 것 아닌 양 지나가듯 슬쩍 물었다. “조간호사 저 사람알아요? 탤런트예요?” “어머, 아뇨. 선생님 그것도 모르고 그럼 보셨어요? 하긴, 아직 유명하진 않으니까. 모델이에요. 패션모델. 요즈음 막 뜨는 중인가 보더라구요. 아직 어리니까 뭐.” 서은은 눈을 깜박였다. “어려요? 몇 살인데?” “스무살 좀 넘었나 그럴 걸요? 보기엔 안 그래 보이죠?” 간호사가 낄낄 웃고는 한 손을 흔들었다. 서은은 심장이 쿵 소리를 내며 내려앉았다. 스무살? 열 살이나 어리다. 세상에. 지금껏 난 그럼 열 살이나 어린애를 보고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이런 꿈 저런 꿈.... 그 자리에 주저앉아 책상에 머리를 박고 싶었다. 차라리 70먹은 숀 코네리나 폴 뉴먼을 상대로 야한 상상을 했다면 넘어가지. 스무 살? 스무 살! 자신도 모르게 종이를 구기고 멍하니 서 있다가 간호사의 목소리에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선생님, 그래서 어떡해요? 뭐라고 할까요?”인천공항주차대행 “그게...” 그렇다고 그냥 보낼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최소한 왜 왔는지 정도는 들어봐야 하지 않나? 그녀는 책상 모서리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 나직하게 말했다. “좀 기다리라고 할래요? 그리고 나 지금 퇴근할 테니까 정리하고 갈 수 있죠?” “아, 네.” 간호사는 진짜 그녀가 스무 살짜리 패션모델과 데이트를 하는 건가 싶은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다가 머뭇머뭇 사무실을 나갔다. 서은은 종이를 구겨 쥔 채 의자에 풀썩 앉아 한숨을 푹 내쉬었다. 스무 살? 아 맙소사. 스물다섯만 넘었어도 조금 저 진지하게 생각해 봤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무 살이라니, 도데체 무슨 이야기를 하지? 내가 아는 사람중에서 가장 어린후배가 몇 살이더라? 기억도 나지 않는다. 스물다섯 이하는 아무도 떠오르지 않았다. 재킷을 입고 숄더백을 챙겨 깨에 걸치고서 밖으로 나오자 간호사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대기실엔 수민 혼자 있었다. 벽에 걸린 신문가시를 보다가 그가 몸을 돌렸다. “음, 저기, 오래 기다렸어요?” “별로요” 그가 어깨를 살짝 으쓱하고서 나른한 미소를 지었다. 너무나 느릿하게 펴져서 처음부터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미소였다. 서은의 심장이 다시 쿵 소리를 냈다. 포스터 속의 그는 웃고 있지 않았었는데. 미소는 상당히 치명적이었다. 까만 눈동자까지 반짝이는 것 같다. “어, 나 여기 있는 거 알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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