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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를 2년 유예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해 거센 비판을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종교인 과세와 관련한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9일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을 내면서 들끓는 비난여론을 피해 있다가, 딱 한 달만에 들고 온 카드가 고작 ‘조건부 과세’ 입장인 셈이다. 그 조건이라는 내용을 보면 정말 가관이다. “탈세가 드러날 경우 세무조사를 받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종교인 세무조사는 '절대 불가'이니 치외법권으로 '세무조사 원천 배제'라는 특혜를 달라는 이야기다.
김 의원의 이 발언에 대해 "앞뒤 가리지 않고 마구 내뱉은 ‘막말’"이라는 표현으로 이해하기에는 성에 차지 않는다. 차라리 ‘헛소리’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기대와는 너무나 어긋나기 때문이다.
김진표. 그는 한때 재정경제부장관 겸 경제부총리까지 지냈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인수위원장 격의 국정기획자문위원장까지 지낼 만큼 역량도 넘치고 관운도 타고난 분이디. 어디 그뿐인가. 무려 5선에 빛나는 이 나라 중진 국회의원이라는 유력 정치인이다. 무게로 따지자면 최소한 국회 부의장급 이상의 중량감을 갖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런 분께서 한 달을 칩거하는 동안 심사숙고하여 작심하고 내뱉은 발언이 '조건부 과세'라니...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솜털 같은 가벼움을 지나쳐 그냥 마구 나가버렸다. 오죽하면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기 무섭게 기자들 사이에서는 "헛소리하고 있네"라는 험한 말까지 나왔을까.
김 의원의 발언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보다 자상하게 이해를 구하려는지 한 발 더 나갔다.
김 의원은 "탈세 관련 제보가 있을 경우, 해당 제보를 각 교단에 이첩해 국세청과 사전 합의한 과세기준에 따라 추가 자진신고 납부토록 해야 한다"며 "세무공무원이 개별 교회나 사찰 등에 세무조사를 하는 일이 없도록 국세청 훈령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그렇지 않을 경우, 이단세력이 종교인 과세를 종단 내부의 분열을 책동하고 신뢰도를 흠집내는 수단으로 악용할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종교인들의 99.9%가 탈세 가능성이 없다”며 “제가 아는 큰 교회는 10년 전부터 세금을 내고 있다”는 주장만 되풀이 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종교인 과세법안도 없고 시행도 하지 않는 나라다.
종교인 특혜논란은 언제 끝이 날까? 헌법에 규정된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헌법 제38조에 규정돼 있음)의 실현은 대체 언제쯤에나 이루어질 것인가?
21일 현재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 공동 발의자 명단(23명)은 아래와 같다.
◇ 더불어민주당 (5명)
김진표(개신교) 김영진(개신교) 김철민(개신교) 송기헌(개신교) 이개호(불교)
◇ 자유한국당 (13명)
권석창(개신교) 권성동(무교) 김선동(개신교) 김성원(개신교) 김성찬(천주교) 김한표(개신교) 박맹우(개신교) 안상수(천주교) 윤상현(개신교) 이우현(불교) 이종명(개신교) 이헌승(불교) 홍문종(개신교)
◇ 국민의당 (4명)
박주선(개신교) 박준영(불교) 이동섭(개신교) 조배숙(개신교)
◇ 바른정당 (1명)
이혜훈(개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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