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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분들의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적어주셔서 전 감상 후 드는 몇몇 생각들을 남겨보고자 합니다.
제가 올해 42세이까 제가 초등학교때 그러니까..광주 민주화 운동이 있은 지 6-7년이 지났을 무렵일겁니다 .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사이시점인 거 같은데 그때도 종종 대학생들이 최루탄 맞아가며 데모를 했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때 강렬한 경험을 하게 되는 데 단지 몇 조각 사진 때문이였습니다.
벽에 무질서하게 붙여진 사진들은 그 날 희생된 사체들의 모습이였는데
많은 분들이 익히 봐왔던 흑백사진의 80년 광주의 사체들의 아니라,
선명한 컬러의 얼굴부분이 클로즈업된 8절지만한 크기의 사진들이였습니다.
어린 초등학생이 시신 사진만 보더라도 그 날 잠을 제대로 자기가 어려웠을텐데
끔직하게 얼굴이 함몰된 사진부터 말 그대로 머리가 터져서 그 안에 뇌가 쏟아져 나온 사진에 이르기까지
가히 극도의 비쥬얼 공포를 한 꺼번에 목도했으니 아직까지 이렇게 제 기억에 남아 있는가봅니다.
그때도 시대가 시대인지라 여느 매체에도 그런 사진들은 보도가 안 되었고
한시적이나마 일정치 않은 장소에서만 절규하듯이 사진들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는데요,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나름 민주정부가 들어섰지만 수위가 워낙 강해서인지 그 사진들을 접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영화를 보고 혹시라도 다시 볼 수 있지않을까하여 그 드넓다는 인터넷 바다에 검색을 해봤지만
여전히 그때 그 사진들은 다시 볼 수가 없네요.
80년 광주의 진실이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음을 방증이라도 하는 걸까요?
전대갈..
학살의 책임자가 버젓이 살아있고 호위호식하기까지 하며 자서전까지 발행하려하는 후안무치를 보여주는 이 시대에
책임을 물을 수 있었던 민중권력은 제대로 처벌도 안 했고 , 지금도 아니, 이후로도 책임을 묻지 않으려 할 거 같은데
이 영화를 보고서 드는 착잡함과 분노를 느낀 우리는 단지 이 영화가 천만 돌파 흥행에만 위안을 삼는 무기력한 소시민으로
다시 남을 거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영화를 접하기 전 80년 광주가 생소했던 어린 분들에게 이 영화는
임팩트가 있는 영화로 남을 거 같지만
그 날의 광주가 폭도들의 '사태'로 불리우던 유년을 거친 저에게 이 영화는 임팩트가 남는 영화가 되지 못했습니다.
영화가 그 날의 진실을 제대로 전달해지 못해서가 아니라,
아직도 그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해서입니다.
그 주범이 저지른 댓가를 처절히,그리고 올곧이 받을 때
미완의 80년 광주는 완성된 진실의 '임팩트'있는 역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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